[서울경제 골프매거진] 올해로 10회째를 맞은 한일여자프로골프 국가대항전이 오는 4일부터 이틀 동안 일본 오키나와현 류큐골프클럽에서 개최된다. 매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열린 이 대회는 올해 무대를 일본으로 옮겨 국가의 명예를 건 자존심 대결을 펼친다. 이번 대회에는 한일전 1세대(박세리, 김미현, 박지은 등)가 전혀 참가하지 않은 상황에서 신지애를 중심으로 한 ‘세리 키즈’들이 대거 출전한다. 평균 연령도 일본이 4.15세 높아 ‘일본의 관록’과 ‘한국의 패기’의 승부가 될 전망이다.
한국팀 경험 부족이 핸디캡
올해 한국팀은 주장 이지희를 비롯해 전미정과 송보배, 임은아 등 일본 투어 활동 선수 4명, 그리고 KLPGA 투어 상금왕을 확정지은 서희경을 비롯해 유소연과 이정은, 이보미까지 상금랭킹 5위권 선수 4명, 미국 LPGA 올 시즌 상금왕을 굳힌 신지애를 비롯해 최나연과 김인경, 지은희, 유선영 등 미국 진출 선수 5명으로 꾸려졌다.
총 13명 중 김인경, 유선영, 임은아, 이정은, 이보미 5명은 이번이 한일전 첫 출전이다. 또한 서희경과 유소연은 지난해 대표팀에 발탁됐지만 폭설로 경기가 취소되면서 공식 경기 경험이 없다. 주장 이지희와 전미정을 제외하면 나머지 4명의 선수는 역대 한일대항전 성적이 저조하다. 이런 이유로 경험부족이 한국 대표팀의 가장 큰 핸디캡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것은 한국선수들의 평균연령 저하에서도 나타난다. 일본 선수들이 신구 조화를 이룬 반면 한국대표팀은 이지희 한 명을 제외하면 모두가 10~20대 선수다. 평균 연령은 23.08세로 지난해보다 0.46세 낮아졌다.
일본은 현재까지 3승1무4패로 열세에 놓여 있어 이번 대회에서 승부를 동점으로 되돌리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는 한일대항전에 한 차례밖에 출전하지 않은 미야자토 아이를 대표팀에 발탁했으며, JLPGA 투어 최정예부대로 팀을 꾸렸다. 특히 일본은 지난해부터 JLPGA 투어 상금랭킹 상위권자의 출전을 의무화하는 등 대표팀 전력강화에 나섰다. 올해 일본대표팀에는 시즌 6승을 거두며 상금랭킹 1위를 달리고 있는 모로미자토 시노부를 비롯해 미국 LPGA 퀄리파잉스쿨에 참가하기 위해 불참한 미츠카 유코(25)를 제외한 JLPGA 투어 상금순위 상위권자가 전원 출전한다.
일본 홈코스도 난관
‘경험부족’이라는 핸디캡을 안고 있는 한국은 일본의 홈코스라는 난제도 풀어야 한다. 이번 대회가 열리는 오키나와현 류큐 골프장은 일본 JLPGA 투어 개막전인 다이킨오키드레이디스가 20년 넘게 열려온 코스로 알려져 있다. 총 27홀 규모로 이번 한일전은 코스를 일부 교체해서 치러진다고 하지만 잔디 적응 등에는 일본 선수들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골프장의 그린이 ‘고려잔디’로 조성되어 일본에서 활동하지 않은 한국선수들에게는 적응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또한 미야자토 아이가 이번 대회가 열리는 오키나와 출신이어서 고향 갤러리의 응원전도 거셀 전망이다.
한국대표팀은 결국 경험부족과 일본의 안방경기로 치러지는 상황, 그리고 한국에서 전혀 경험이 없는 고려잔디로 조성된 그린의 적응 등 여러 가지 과제를 안게 됐다. 협회측은 이런 이유로 대표팀 주장을 일본에서 경험이 많은 이지희로 선정했다.
이지희는 올해 처음 캡틴을 맡았지만 대표팀 선수 중 한일국가대항전 경험이 가장 풍부한 핵심 전력이다. 처음 대회가 창설된 1999년부터 2003년과 2007년을 제외하고 매년 참가한 베테랑이며, 일본 진출 이후 상금랭킹 2위에 오르는 등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어 한일전과 일본에서의 풍부한 경험을 십분 살릴 것으로 보인다.
출전 선수들은 국가의 명예를 걸고 나서는 만큼 여러 가지 불리한 조건에도 패기와 단결력으로 맞선다는 각오다. KLPGA 투어 상금랭킹 4위로 올해 한일전에 첫 출전하는 이정은은 “한일전은 언제나 출전하길 고대해온 대회다”라고 밝히며 “한일전 출전이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느냐를 판가름하는 만큼 대표팀에 선발되고 싶었고, 국내 투어에서 미국, 유럽, 중국과 연계한 대회를 경험해온 만큼 일본 선수들과도 부담없이 플레이할 것”이라는 각오를 다졌다.
미국과 일본에서 투어 경험을 쌓아온 선수들로 대표팀이 꾸려진 만큼 ‘반드시 이긴다’는 각오로 임한다면 우승도 가능할 전망이다. 그 동안 한일전의 전례를 봤을 때 홈코스가 반드시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한국은 현재까지 기록한 4승 중 3승을 일본(2002, 2004, 2006년)에서 거뒀다. 일본은 안방에서 단 한 차례(2007년) 우승했으며, 당시에도 연장 3번홀까지 가는 치열한 승부다툼 끝에 간신히 우승컵을 안았다...
*더욱 자세한 내용은 서울경제 골프매거진 12월호를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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