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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해서 못살겠다…영구 이주시켜달라"

[北 11·23 연평도 도발] 살길 막막한 주민들<br>주민 70~80% 이주 원해<br>인천시와 간담회서 건의<br>임대주택등 거주 대책도

26일 오전 연평도 주민들이 임시로 묵고 있는 인천시 중구 항동의 인스파월드 찜질방을 찾은 송영길(오른쪽) 인천시장이 주민들에게 지원대책 방안을 밝히고 있다.

26일 오전9시20분. 인천시 중구 항동 7가에 위치한 대형사우나 인스파월드. 연평도 주민들의 임시 거처 중 가장 많은 주민이 모여 있는 곳이다. 주민들이 몰려 있는 2층 휴식공간에 들어서자 300여명의 주민들이 주고받는 얘기로 장내가 무척 혼잡했다. 이들의 대화 가운데 대부분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다. 주민들은 이날 송영길 인천시장과 조윤길 옹진군수와의 '주민대책위원회 간담회'에서 연평도 지역주민들에 대한 영구 이주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요청했다. 주민들은 "앞으로 살아갈 길이 막막하다"면서 이주 대책 마련과 이동 주민의 안정적 거주를 위한 임대주택 등을 요구했다. "연평도에 다시 들어간다고 해도 포탄 소리가 들릴 때마다 불안해 살 수 있겠느냐"면서 "연평도 주민의 70~80%가 이주를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평도 주민 대부분이 섬 안에서 생업을 하는 사람들이라 이주를 한다고 해도 뭘 하면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면서 "연평도 주민의 장래에 대한 장기대책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연평면 남부리에서 나왔다는 송대순(여ㆍ53)씨는 "지난 24일 오전8시30분 해경경비정을 타고 인천으로 나왔다"면서 "정부의 안전보장이 안 되면 절대로 들어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김영애(여ㆍ53)씨는 "연평도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사는 것이 힘들어도 가족들과 오순도순 살아왔는데 북한의 포격으로 마지못해 고향을 떠나왔다"면서 "고향을 떠나올 때 고향아 잘 있거라"라며 울면서 나왔다"고 말했다. 김씨는 북한의 포사격이 있기 전만해도 바닷가에 나가 굴을 따고 조개를 캐 하루에 4만~8만원의 수익을 올렸으나 이제 그마나도 못해 앞으로 살아갈 길이 막막하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임경희(여ㆍ51)씨는 "연평도에 살면서 2년 전 집에 불이나 삶의 터전을 잃고 전세방에 살면서 하루 벌어 하루를 살아가고 있는 형편인데 이제 그마저도 힘들게 됐다"며 "정부의 처분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채류구(46)씨는 "23일 오후 북한의 포격이 처음에는 해병대의 사격훈련 과정에서 발생한 오발사고로 알았다"면서 "그러나 북한의 포탄이 떨어지고 난 후 면사무소에서 실제 상황이라는 방송을 해 빨리 피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그는 "북한의 포격이 있기 전날 면사무소에서 23일 포 사격 훈련이 있다는 안내방송을 들었으나 이날 안내방송은 포탄이 떨어지고 난 후 들었다"며 면사무소의 신호체계에도 문제가 크다"고 질타했다. 연평면 주민들의 주택 및 건축물 피해는 모두 22개동으로(주택전파 13동, 주택반파 7동, 반파창고 2동) 알려졌으나 포탄이 터지면서 생긴 진동으로 상당한 가옥에 균열이 간 것으로 파악됐다. 따라서 주민들은 겉에서 보기에 파손된 건축물뿐 아니라 금이 간 건물에 대해 안전진단을 해줄 것을 요구했다. 김의동(60)씨는 "건물이 포탄을 맞아 파괴되기도 했지만 충격도 받았다"면서 "전문기관에 의뢰해 건물에 대해 안전진단을 받는 방안을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강국 정원도시건축 대표는 "건물이 외부로부터 심한 충격을 받으면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심한 크랙(균열)이 간다"면서 "특히 이번처럼 북한이 쏜 포탄으로 건축물이 심하게 흔들리고 충격을 받았다면 안전진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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