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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교육은 당연"… 국가가 국민 지식 업데이트 책임진다

[경제 百年大計 교육에서 찾는다] 2부. 선진교육 현장을 가다 <4> 배움이 마르지 않는 스웨덴<br>재교육 선입견 전혀 없고 언제든 원하면 무상 이용<br>학력별 다양한 커리큘럼 지자체 '콤북스'서 운영<br>2008년 성인 17만명이 70만개 직업교육 수강도

태비 콤북스에 다니는 성인 학생들이 콤북스 인근의 오바고등학교 교실에서 대학 진학에 필요한 수학 과목을 수강하고 있다. 콤북스 자체 건물에서는 모든 학생과 강의를 충당할 수 없어 코뮌에서 운영하는 근처 학교나 시설의 강의실을 빌려 쓰기도 한다. /송주희기자

#나탈리 라숑(20)은 오전에는 양로원에서 파트타임으로 요양사로 일을 하고 오후에는 집 근처에 있는 성인학습기관 '콤북스'에서 의과 대학 진학에 필요한 물리와 수학을 공부하고 있다. 이미 고등학교를 졸업한 라숑은 고교 시절 IT를 전공했지만 뒤늦게 의사가 되기 위해 의대에 진학하겠다는 결심을 한 뒤 새롭게 고교 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 건축업계에서 근무했던 안마이 샨델리우스(43)는 두 달여 전부터 콤북스에서 공부하며 대학 진학을 준비하고 있다.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바로 직장생활을 했던 그녀는 건축업계에서의 경력을 살려 관련 대학 학과에 진학한 뒤 커리어를 더 쌓고 싶다는 생각에 콤북스를 찾았다. 스웨덴 북부 태비(Taby) 코뮌의 성인학습기관인 콤북스(Komvux)에서 만난 라숑과 샨델리우스는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이곳에서 '제2의 인생'을 준비하고 있었다. 정규교육을 마친 뒤 이미 직장생활까지 했던 샨델리우스와 고등학교에서 IT를 전공했던 라숑 모두 '커리어 향상'과 '진로 변경'에 대한 학습을 국가의 도움으로 하고 있었다. 국가가 평생 동안 국민 개개인의 지식 업데이트를 책임지는 이런 환경이 '배움이 마르지 않는 나라 스웨덴'을 만드는 경쟁력이다. ◇복잡ㆍ촘촘한 교육 안전망=누구나 다시 배우는 것에 대해 두려움과 부담이 없다." 이제 갓 20세를 넘긴 라숑의 말처럼 스웨덴은 '생애에 걸친 무상 교육 프로그램'이라는 씨줄과 국민들의 '평생교육은 당연한 의무'라는 날줄이 촘촘히 모여 '평생교육 선진국가'를 이루고 있다. 스웨덴의 의무교육은 7~16세에 해당하는 9년 과정으로 이들 중 98% 이상은 3년 과정인 'Upper secondary school'에 진학해 상급 교육을 받는다. 스웨덴 평생교육의 '강점'인 20세 이상 성인들을 위한 교육은 'Adult education'에서 시작된다. 이민자부터 초졸, 고졸 학력, 대졸 학력 등 다양한 성인 그룹에 대한 '재교육'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성인교육은 'basic adult education(초등교육을 이수하지 못한 사람에 해당하는 각종 문해 학습 및 기초 교육)' 'upper secondary adult education(고교 수준의 정규교육)' 'supplementary education program' 및 'post-secondary training course(커리어 및 직업 기술 교육)' 등으로 구성돼 있다. 평생교육을 단순히 라이프 롱(life long)만이 아닌 라이프 와이드(life wide)의 개념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성인교육의 대상과 내용을 다양한 섹터로 나눠 전문적인 커리큘럼을 제공한다. 여기에 전체 인구 중 64세 이상 인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오는 2015년 31.5%, 2020년 33.7%, 2040년 40.8%로 불어날 것이라는 예측 속에 잠재 중ㆍ장년에 대한 지식과 기술의 업데이트가 지속적으로 확대ㆍ다양화되고 있다. ◇성인 재교육의 산실 '콤북스'=성인 교육은 대체로 지자체별로 운영 중인 콤북스에서 집중ㆍ전문적으로 이뤄진다. 콤북스는 스웨덴 지자체인 코뮌에서 운영하는 성인교육 센터로 고교 졸업을 모두 이수하지 못한 사람, 고등학교를 졸업했어도 인문계와 이공계 등 진로영역을 바꾸려는 학생, 이민자 등을 대상으로 언어부터 시작해 다양한 고교 과정 수업을 제공하고 있다. 각 지자체마다 콤북스가 설치돼 있어 누구나 거주지 인근 콤북스에서 평생교육을 이어나갈 수 있다. 특히 직업 전환이나 커리어 향상을 위한 각종 교육이 활성화돼 높은 참여율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스웨덴 국가교육청(skolverket)의 통계에 따르면 2008년 스웨덴의 각 지자체에서 17만여명의 성인이 약 70만개의 직업교육 관련 코스를 수강한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고등교육 과정에 해당하는 직업교육에 참여한 성인은 7만여명으로 이 중 4만여명은 풀타임(종일반)으로 교육을 받았다. 부 헌스트룀 태비 콤북스 원장은 "콤북스는 정규 교육과정을 제대로 이수하지 못한 사람은 물론 나이가 들어 예전 지식이나 기술을 업데이트 하고 싶은 사람, 제2의 인생을 설계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교육기관"이라며 "해당 지자체에 거주하는 20세 이상의 성인은 누구나 무료로 교육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재교육은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국가 차원에서 지원이 풍성하다 보니 국민들도 '평생교육은 당연한 권리이자 의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실제로 유럽직업훈련연구센터(CEDEFOP)가 지난해 유럽연합(EU) 통계기관인 유로스타트(Eurostat)의 자료를 바탕으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스웨덴의 25~64세 국민의 교육 참여율(2007년 기준)은 32.4%로 유럽 27개국 중 가장 높았으며 27개국 평균 9.5%에 비해서도 세 배 이상 높았다. 황선준 스웨덴 국가교육청 재정국장은 "대부분 국민들이 콤북스 같은 기관에서 다시 공부하고 배우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콤북스 출신이라는 점에 대해서도 아무런 선입견이 없다"고 말했다. '교육에 시기가 없다' '교육에는 끝이 없다'는 국가와 국민의 인식이 만들어내는 찰떡궁합은 '배움이 마를 수 없는 나라' 스웨덴을 만드는 원동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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