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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 EU, 현명한 對中 무역정책을

월스트리트저널 11월 29일자

유럽인들도 중국인들과 마찬가지로 분쟁을 싫어한다. 이런 측면에서 유럽연합(EU)이 최근 중국과의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저평가된 위안화 등 문제를 제기한 것은 양측 간의 적신호가 켜졌음을 뜻한다. EU가 미국과 같이 중국에 대한 통상압력을 높인다면 이는 글로벌 경제에 직접적인 타격이 된다. 문제는 EU의 올해 대중 무역적자 예상치가 전년 대비 30%나 오른 2,530억달러에 달한다는 것. 이는 지난해 사상 최대 대중 무역적자를 기록한 미국의 2,320억달러를 뛰어넘는 규모다. EU의 대중 무역적자는 유로화 강세에서 비롯되는 부분도 있다. 이는 유럽 소비자들의 구매력을 강화시켰고 중국 제조업체들은 유럽시장에서 경쟁력을 키웠다. 이는 중상주의적 정책이 팽배한 유럽대륙에 상처가 되고 있다. 지난 27일 피터 만델슨 무역담당집행위원은 유럽이 중국보다 스위스에 수출을 더 많이 한다는 사실에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유럽이 원하는 것은 미국과 같다. 위안화를 절상해서 중국산 수출품이 유럽산과 비슷한 경쟁력을 갖게 하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그러나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방중했을 때도 위안화 절상은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중국의 처사는 현명한 것이다. 2년 전 중국이 달러페그제를 폐지했을 때 통화 절상으로 단기차익을 노리는 투기 세력들은 전부 중국으로 몰려들었다. 이는 지금도 치솟는 인플레이션에 신경이 곤두선 중국 당국에 큰 골칫거리였다. 유럽 기업들과 소비자들은 값싼 중국 수입품의 수혜를 입었고 중국도 값싼 노동력으로 제조업 수출을 늘릴 수 있었다. 결국 중국의 수출은 오직 중국의 것만이 아니다. 중국은 다른 나라들로 구성된 집합체와 같다. 만델슨 위원이 중국 수출 증가를 공개적으로 비난한 것은 유럽의 글로벌 기업을 폄훼한 것이나 다름없다. EU가 진정 중국과 무역균형을 바란다면 유럽시장을 보다 유연하게 만들어야 한다. EU는 미국에 보호무역주의 구름이 낀 지금이 중국의 무역정책을 맹공격할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하지만 EU가 그 불만을 행동으로 옮긴다면 EU와 중국 모두 멍이 든 채 돌아올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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