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弱달러 불만 무마 '제스처' 訪中 오바마에 '힘싣기'도
입력2009-11-17 17:47:22
수정
2009.11.17 17:47:22
"强달러 지지" 버냉키 뜬금없는 발언 왜?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환율 발언이 잦아졌다.
미 샌프랜시스코에서 한국 원화를 겨냥해 '더 절상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던 버냉키 의장은 이번에는 약달러를 좌시하지 않을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그러나 정작 월가 트레이더들은 장기간 제로금리를 유지하기로 한 FRB가 약달러를 어떻게 저지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며 달러가치를 15개월 만에 최저치로 끌어내렸다.
버냉키 의장은 16일(현지시간) 뉴욕의 이코노믹 클럽 초청연설에서 "FRB는 달러가치 하락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최근의 약달러 추세에 경계감을 표시했다. 버냉키 의장은 이어 "고용과 물가 안정을 위한 FRB의 노력과 미국 경제 회복은 달러 강세를 유지하고 글로벌 금융안정에 도움을 줄 것"이라며 강달러를 지지하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외환정책을 관장하는 재무부가 아닌 FRB가 달러화 가치에 대해 직접 언급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게다가 '강달러는 국익에 부합한다'는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부 장관의 천편일률적인 발언보다 구두개입의 톤도 높았다.
버냉키 의장의 강달러 지지 발언이 전해진 뉴욕외환시장에서 달러가치는 잠시 급등하기도 했으나 곧바로 수직 낙하했다. 버냉키 의장이 '상당 기간 저금리'를 유지하겠다는 기존 통화정책 방향을 재차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날 6개국 주요 통화 대비 달러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74.68까지 추락해 지난해 8월 이후 15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버냉키 의장의 환율 발언은 약달러를 저지하기 위해 시장개입에 나설 것임을 염두에 둔 사전 포석으로 보기 어렵다. 버냉키 의장이 확인한 통화확장정책 유지는 근본적으로 강한 달러와 배치된다.
상당 기간 저금리를 유지하겠다는 FRB의 정책 스탠스를 감안하면 버냉키 의장의 강달러 지지 발언은 뜬금없기까지 하다. 앞서 지난달 아시아 국가의 수출주도형 성장전략을 비판하면서 환율절상을 간접 촉구한 것과 이번 발언은 모순이 된다.
따라서 버냉키 의장의 이날 메시지는 시장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대외용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약달러와 이에 따른 자국통화 절상을 우려하는 세계 각국의 불만을 무마하기 위한 제스처라는 해석이다.
특히 중국을 방문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버냉키 의장의 연설은 공교롭게도 오바마 미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주석의 정상회담 8시간 전에 나왔다.
위안화 절상을 요구해온 오바마 행정부는 중국으로부터 '달러가치나 잘 지키라'라는 훈수까지 받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중국과 홍콩 당국자들은 "FRB의 초저금리가 세계 금융시장을 위협하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터뜨린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버냉키 의장은 현재의 약달러가 크게 우려할 만한 일이 아니라는 입장을 보였다.버냉키 의장은 "달러가치가 안전자산 회귀심리로 급등했다가 세계 금융시장이 안정되자 그동안의 상승분을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달러가치 하락을 시장 정상화의 과정으로 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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