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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5월 27일] 개방과 네트워크 협력 시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는 새로운 질서로 빠르게 재편되며 국가 간, 기업 간 생존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무한경쟁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애플 아이폰과 구글TV로 대변되는 창의적 아이디어와 창조적 기업이 새로운 부를 창출하는 변화와 혁신의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최근 선진국ㆍ신흥국을 포괄한 주요20개국(G20)이 새롭게 부각되면서 경제의 축이 아시아로 급격하게 이동, 국제무대에서 우리나라의 국가적 위상이 매우 높아졌다. 오는 11월 한국에서 G20 정상회의가 개최되면 우리나라는 의장국이자 선진국과 저개발국 G77을 연결하는 가교로서 글로벌 어젠다를 선도해나가게 될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원조수혜국에서 원조공여국이 된 첫 국가이자 원전 수출을 이룬 '과학기술 강국'으로서 이제 글로벌 사회를 이끌어나가기 위한 리더십과 책무를 수행해야 한다. 21세기 새로운 발전 동력 21세기는 세계화의 시대로 개방과 네트워크 협력이 중요한 글로벌 화두이자 새로운 발전 동력이다. 토머스 제퍼슨은 "무슨 일이든 온 세상이 당신을 지켜본다고 생각하며 행동하라"며 개방의 필요성을 역설했다고 한다. 과학에는 국경과 경계가 없다. 세계의 우수한 과학자들은 매우 개방적이며 글로벌 이동성이 강한 '노마드(Nomadㆍ유목민)' 그룹을 이룬다. 이들은 마치 자석에 끌리듯 세계적으로 저명한 연구거점으로 모여들어 함께 토론과 연구를 수행한다. 글로벌 기초연구 거점은 이들을 위해 세계적 연구소, 거대 과학시설, 글로벌 정주여건과 국제기초공동연구 활동이 어우러진 곳이다. 이곳에서 젊은 과학자들이 매우 역동적이며 자유로운 환경에서 독립적인 연구에 몰입하고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꿈의 연구거점' 설립 경쟁은 20세기 이후 세계적으로 치열하게 진행돼왔다. 그중 대표적인 것으로 찬란한 전통을 지닌 뉴턴연구소와 캐븐디시연구소가 있는 영국 케임브리지, 독일 통일 후 막스플랑크연구소를 유치해 죽어가던 도시를 살려낸 드레스덴 등을 꼽을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세계적 수준의 '세종국제과학원'과 '중이온가속기'를 포함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 계획이 국가적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다. '건국 이래 최대의 기초과학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사업은 단기적 성과보다 중장기적인 국가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20~30년 후의 미래를 내다보는 야심 찬 도전이다. 특히 글로벌 인재를 확보하고 세계적 수준의 기초원천 연구를 통해 기초과학에서 비즈니스까지 이어갈 글로벌기초연구거점을 만들자는 것이 주된 목표다. 글로벌 리더로 부상하고 있는 우리 나라의 국격에 걸맞은 연구기관과 연구거점에서 장래 노벨과학상 수상이 가능한 기초과학자들이 무럭무럭 자라날 것이다. 한편 최근 전세계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인터넷과 트위터와 같은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는 새로운 정보 확산 방식과 가치를 창출해내고 있다. 기초과학과 비즈니스를 잇는 과학기술의 혁신체제에서도 지식ㆍ정보의 창출ㆍ확산ㆍ활용에 영향을 미치는 기관 및 거점들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통해 새로운 가치 창출과 상생발전이 이뤄진다. 과학비즈니스벨트 속히 추진을 이러한 측면에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거점지구(C)와 더불어 글로벌기초연구의 주요 지역거점(K)을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CK벨트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각 지역 거점의 글로벌 기초연구 인프라에 대한 기존 투자를 활용해 조기에 성과를 가시화하면서 대표적 시범사례를 발굴, 단계적으로 확산해 국가적 상생발전 네트워크를 완성하는 것이다. 기초과학은 개방과 네트워크의 시대를 이끄는 핵심 엔진으로 글로벌 우수인재에 의해 구동, 발전한다. 글로벌 위기 이후 세계적 선도 과학자들의 이동성이 커짐에 따라 지금이 이들의 국내 유치를 가속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일들을 실현할 핵심 연구거점인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제도적 틀인 법안이 1년 이상 표류하고 사업비가 예산에 전혀 반영되지 않는 등 국가의 기초과학 백년대계를 위한 대한민국의 꿈이 흔들리는 데 대해 과학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의 조속한 추진으로 새로운 국부창출과 국격 제고를 위한 국가적 미래 비전을 국내외에 확실하게 천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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