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급등으로 연말 신규분양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주택업체들이 슬그머니 분양가를 올리고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이에 따라 일부 단지들은 시세를 크게 웃도는 가격에 분양가가 책정될 것으로 보여 수요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연말까지 전국에서 공급되는 신규분양 아파트는 10만가구가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물량으로, 최근 집값이 급등하면서 위축됐던 신규분양시장도 되살아나자 업체들이 서둘러 연내에 사업에 나서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처럼 신규분양이 활기를 띠면서 일부 업체들은 집값급등에 편승해 분양가도 상향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5개 업체가 동시분양에 나서는 시흥 능곡지구도 시세보다 최고 평당 300만원 이상 높게 분양가를 책정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중소형이 평당 700만원 안팎, 중대형은 800만원대 초반으로 예상됐으나 최근 중소형 760만~780만원, 중대형 850만~910만원으로 결정돼 고분양가 논란을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동시분양에 참여하는 한 업체 관계자는 “분양이 힘들 것으로 우려했지만 최근 인근에서 한화건설이 대단지 분양에 성공하면서 지역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고 말해 분위기에 편승해 분양가가 상향 조정됐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부영이 올해 말 남양주시 도농동 상업지구 내에 분양할 예정인 주상복합도 지역 주민들 사이에선 평당 1,500만원을 넘을 것이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도농동 R공인의 한 관계자는 “추석 이전만 해도 평당 1,490만원이라는 설이 유력했으나 최근 이 지역 집값이 급등하자 분양이 내년으로 미뤄지고 분양가도 최고 1,800만원까지 올라간다는 소문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달 중 남산 인근에서 삼성건설ㆍSK건설ㆍ쌍용건설이 공급할 주상복합과 현대건설이 성수동 서울숲 인근에서 공급하는 아파트 평당분양가도 평균 2,000만을 넘을 전망이다. 남산ㆍ서울숲 조망권 등을 내세운 단지이기는 하지만 업계의 이 같은 분양가 책정이 강북권 평당분양가 2,000만원을 본격화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업계의 이 같은 분양가 인상 움직임은 분양승인권자인 일선 시ㆍ군ㆍ구청과의 마찰로 이어질 조짐이다. 서울에서 분양을 준비 중인 한 업체의 경우 분양을 코앞에 두고서도 분양가를 둘러싼 구청 측과의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자칫 분양시기가 늦춰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능곡지구 동시분양 아파트 역시 분양가 문제로 벌써 모델하우스 개관이 한달이나 미뤄졌으며 수차례에 걸친 분양가 협의에도 불구하고 업체들과 시흥시간 시각차가 커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최근 11ㆍ3 대책의 후속조치로 민간아파트에 대해서도 분양가 인하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나선데다 시민단체들도 민간 고분양가가 집값급등의 원인이라며 업계는 물론 일선 지자체를 압박하고 나서 향후 분양가 책정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행당동의 박모씨는 “업체들이 분양가를 계속 높이면 집값은 더 뛸 것”이라며 “정부는 민간업체의 분양가 인하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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