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퐁피두센터가 마술쇼와 미술전시 등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해 유럽의 명소가 된 것처럼 서울시립미술관도 1,000만 서울 시민의 문화허브공간으로 만들겠습니다." 지난 15일 취임한 유희영(67) 신임 서울시립미술관장은 24일 첫 기자간담회를 갖고 서울시립미술관의 비전과 주요정책을 밝혔다. 목표는 시민들을 위한 미술교육 강화, 그리고 아시아 미술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동북아 허브미술관 구축 두가지로 요약된다. 미술교육을 위해 '찾아가는 미술 교실'을 신설한다. 이는 기업과 단체를 위한 무료 미술감상교실로 시립미술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비디오와 슬라이드 등 영상자료로 진행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다. 종로구와 중구 등 서울시내에 위치한 기업을 대상으로 우선 실시할 예정이며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만 있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유 관장은 "최소 예산으로 시민들의 문화욕구를 충족시켜주고 가까운 거리에서 대중과 만나 미술 관련 지식을 전해주는 길라잡이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저소득층ㆍ맞벌이 자녀를 대상으로 어린이 미술교육도 열린다. 그는 "미술에 재능이 있는, 특히 저소득층 어린이를 발굴해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그 밖에도 야외공간을 활용한 음악회, 미술영화 상영 등 미술관 공간을 확장해 시민들에게 도심 속 휴식공간을 제공하며 아트 상품을 개발해 세계적인 수준의 뮤지엄숍을 만들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한편 밖으로는 아시아 미술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동북아 허브(Hub) 미술관 구축이라는 원대한 포부도 밝혔다. 이를 위해 올 10월 서울ㆍ뉴델리ㆍ두바이ㆍ싱가포르 4개 도시가 공동으로 추진하는 '시티네트 아시아 2007'전을 준비한다. 유 관장은 "21세기 동북아시대를 맞아 세계 미술계가 아시아를 주목하고 있다"며 "한국은 실력 있는 작가와 경제력을 갖춘 만큼 아시아 미술을 차세대 세계 미술의 중심에 올려놓는 데 서울시립미술관이 핵심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대 회화과를 졸업한 그는 이화여대 미술학부 교수와 조형예술대학장을 역임했으며 기하학적 색면추상 분야에서 작업을 해온 중견작가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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