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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2월 2일] '위기의 도요타' 사태가 주는 교훈
입력2010-02-01 17:39:57
수정
2010.02.01 17:39:57
가속페달 부품 결함으로 1,000만대에 달하는 사상 최대의 리콜에다 판매중단 조치까지 내려 위기에 빠진 도요타 사태는 무한경쟁 속에서 1위를 유지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보여주는 사례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을 제치고 자동차 판매 1위에 오른 지 불과 3년 만에 일어난 이번 사태는 자동차 역사상 가장 많은 리콜일 뿐 아니라 지난해 도요타의 총 판매대수를 훨씬 웃돈다. 앞으로 도요타와 공동 개발한 유럽ㆍ중국 등의 자동차들도 리콜이 불가피한 실정이어서 앞으로 리콜 숫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안전과 신뢰로 상징되는 도요타의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게 된 것이다.
도요타 사태에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은 이번 사태를 예방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이미 지난 2007년부터 미국에서 가속페달에 대한 고객들의 불만이 제기돼왔지만 도요타는 "차량결함이 아니라 운전상의 문제"라며 원인을 고객 탓으로 돌렸다. 세계 1위라는 자만에 빠져 무리하게 생산설비 확장을 서두르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판매가 부진하자 무리한 비용절감에 나선 것이 화근이었다. 생산원가를 줄이기 위해 차종에 관계없이 부품생산 공통화와 현지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품질관리에 허점이 드러난 것이다.
엄청난 숫자의 리콜과 소송사태 등에 따른 부담도 문제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도요타는 단기간에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미국 의회까지 진상조사에 나섰고 이미 미국 소비자전문지들은 도요타를 '추천 차종'에서 제외하고 있다.
도요타 측은 뒤늦게 '리콜 사태는 미국 부품업체의 문제'라며 대대적인 광고 등을 통해 위기에서 벗어나고자 애쓰고 있으나 대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수십년에 걸쳐 쌓아올린 명성이 하루아침에 무너져 내릴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도요타 아키오 도요타 사장이 '우리는 대기업이 망하는 5단계 중 4단계에 와 있다'고 말해 이번 사태의 충격을 짐작하게 한다.
도요타 사태가 주는 교훈 가운데 하나는 잘 나갈 때 자만하지 말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세계시장 점유율을 7.8%까지 끌어올리며 약진하고 있는 현대ㆍ기아차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몇 년 동안 현대ㆍ기아차는 미국을 비롯해 세계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는 가운데 품질에 대한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자만에 빠져서는 안 된다. 이런 때일수록 품질관리를 더 철저히 하고 소비자의 작은 불만에도 귀를 기울이는 겸손하고 성실한 자세를 가다듬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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