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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 日도 'CP살리기' 잰걸음

FRB, 머니마켓투자펀드기금 설립<br>내년 4월까지 5,400만弗 매입진행<br>日CP시장도 전년대비 30% 급감<br>BOJ, 직접매입방식 자금지원 선언


미국과 일본은 시중 유동성 공급 및 경기부양을 위해 이미 기업어음(CP) 매입이라는 ‘양적 완화(Quantitative Easing)’ 정책을 사용하고 있다. 발권력을 동원해서라도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자금을 무한대로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CP 매입을 위해 특수목적회사(SPC)인 머니마켓투자펀드 기금(MMIFF)을 설립했다. 지난 10월28일부터 내년 4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5,400만달러 규모의 CP 매입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모든 기업과 은행이 발행한 CP가 대상이다. 한국산업은행과 국민은행도 혜택을 입었다. FRB가 SPC를 통해 CP 매입을 총괄하되 실제 인수는 채권투자운용사인 핌코가 대행한다. FRB의 CP 매입 방식은 익명성 보장이 특징이다. FRB에 CP 매입을 요청할 경우 자금난을 겪고 있다는 소문이 날 것을 우려하는 기업들의 입장을 배려하겠다는 것이다. FRB의 CP 매입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FRB의 시장개입 전까지 신규 발행은 물론 거래 조차 되지 않던 CP 시장은 뚜렷하게 회복되고 있다. 미 CP 시장 규모는 17일(현지시간) 1조7,087억달러를 기록했다. 리먼브러더스의 파산보호 신청 이후 자금시장이 꽁꽁 얼어붙으면서 10월22일 1조4,490억달러로 연중 최저를 기록한 후 8주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FRB는 리먼 사태 이후 지금까지 3,000억달러 규모의 CP를 매입했다. 일본은행(BOJ)도 지난주 말 기준금리를 0.1%로 인하하면서 기업들의 CP를 직접 매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BOJ는 제로금리와 양적 완화 정책을 병행해 경기부양이라는 정책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CP 매입 규모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이번 CP 직접 매입은 BOJ가 2001년 3월부터 2006년 3월까지 5년간 시행했던 양적 완화 정책과는 좀 다르다. 당시 BOJ는 제로금리에도 기업들의 자금난이 해소되지 않자 중앙은행에 개설된 무이자 당좌예금 계좌에 일정액의 돈이 쌓일 때까지 돈을 풀어주는 사상 유례없는 유동성 확대 정책을 폈다. 하지만 당시 금융기관들이 부실채권이 많아 대출을 꺼린 탓에 큰 효과를 보지는 못했다. BOJ가 이번에는 은행을 통한 자금지원이 아니라 돈줄이 마른 기업들의 CP를 직접 매입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공급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일본 CP 시장은 전년도 동기 대비 30%가량 급감하는 등 회사채 시장과 함께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미국과 일본 중앙은행이 시중 유동성을 과도하게 공급하면서 발생할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CP 시장의 가격왜곡 현상은 물론 과도하게 풀린 달러화와 엔화가 인플레이션을 수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중앙은행들이 사실상 마지막 카드나 다름없는 CP 직접 매입 등 양적 완화 정책을 사용하는 것은 자금시장 및 경기가 살아야 그 다음도 있다는 절박한 현재의 경기 위기상황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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