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가 국제통화기금(IMF)이 갓 개설한 '신축적 신용공여제도'의 첫 수혜국이 됐다. 블룸버그와 로이터에 따르면 멕시코 중앙은행과 재무부는 1일(이하 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IMF의 '신축적 신용공여제도(FCL)'로 470억달러 차입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멕시코는 이와 함께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300억달러 규모의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조치로 지난 2주 사이 폭락장에서 헤어나지 못했던 멕시코 페소화는 이날 오후 1.7% 반등해 달러당 13.9387 페소에 거래됐다. 기예모 오르티스 멕시코 중앙은행장은 기자회견에서 "유동성위기 예방 차원에서 IMF 및 FRB에 지원을 요청했다"면서 "멕시코가 원하는 수준으로 지원이 이뤄질 경우 멕시코 보유 외환이 두배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IMF 지원에 1년가량 기댈 것임을 시사했다. IMF는 지난달 24일 집행이사회를 열고 금융위기로 인한 외부 위험으로 인해 일시적 유동성 위기에 몰린 회원국이 엄격한 조건에 얽매이지 않고 대출을 이용할 수 있도록 그간 운용해온 '단기 유동성지원 창구(SLF)'를 없애는 대신 FCL을 도입했다. FCL은 위기예방 차원에서 제공되는 신용대출로 IMF가 경제 기초 체질과 정책 건전성, 그리고 정책 이행 실적이 양호하다고 판단되는 회원국에 제공한다. IMF는 지난해 10월 금융위기 극복을 위해 SLF를 재개했으나 한국과 멕시코 등 주요 신흥경제국들이 'IMF 구제 금융'에 대한 부정적 인식으로 지원을 요청하지 않음에 따라 SLF보다 대출기간과 인출시기, 그리고 지원금 규모가 훨씬 자유로운 FCL로 대체했다. 한국 외에 멕시코는 지난 90년대 중반 이른바 '데킬라 위기' 때 외환위기 극복을 위해 SLF를 이용해 구제금융을 받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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