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위기의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씨티그룹의 로버트 루빈 회장이 조만간 회장직에서 사퇴할 것으로 보인다. 28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씨티그룹의 한 임원은 "루빈 회장의 직책이 곧 바뀔 것"이라며 회장퇴임을 공식화했다. 씨티그룹의 부진에 대해 그동안 주주 및 애널리스트들은 명확한 설명과 회장의 책임을 요구해 왔다. 루빈 회장이 명성에 걸맞지 않게 씨티그룹의 위기에 안이하게 대처했다는 평가다. 조 컨던 전 씨티그룹 뉴욕지사장도 지난주 열린 씨티그룹의 주주총회에서 "씨티그룹 직원들이 해고되는 사이 루빈 회장은 연간 1,000만 달러를 긁어모으지 않았느냐"며 반성을 촉구했었다. 씨티그룹이 건설경기 침체와 신용경색으로 총 400억 달러 규모의 손실을 입으면서 지난해 말 찰스 프린스 최고경영자(CEO)의 퇴진에 이어 루빈 회장도 물러날 것이라는 이야기는 끊이지 않았었다. 루빈 회장은 포드 이사, 골드만삭스 공동회장 등을 거쳐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재무장관을 지낸 후 1999년부터 씨티그룹에서 재직 중이다. 지난 1997년 재무장관 시절 아시아 금융위기를 해소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맡기도 했다. 한편 루빈 회장은 이날 NYT와의 인터뷰에서 "씨티그룹의 부진은 내 책임이 아니다"라며 당장 사퇴할 계획은 없다고 밝혀 당분간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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