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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 산책/9월 25일] 먹는 물, 알아야 아낀다

시장 중심적 먹는 물 관리에 대한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첫 번째 질문은 '국내 수도사업이 적자로 운영된다면 이를 일반 세금으로 보전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은가'하는 것과 두 번째는 '자연이 주는 무한한 공짜의 물에 가격을 매긴다는 것 자체가 잘못 아닌가'하는 것이다. 두 개의 질문은 먹는 물 절약에 대한 매우 중요한 핵심을 집어냈다. 그래서 이 번 한 주 내내 두 개의 질문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공짜 아니고 무한하지도 않아 수도서비스가 국방ㆍ치안과 같은 순수공공재인가를 생각해봐야 한다. 순수공공재 서비스는 일반적으로 세금으로 운영된다. 순수공공재의 특징은 우선 '배재성'과 '경합성' 모두가 없어야 한다. 경합성은 내가 공공재를 소비하면 나로 인해 다른 사람이 나와 같은 수준의 공공서비스를 소비할 수 없는 것이고 배재성은 내가 공공서비스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으면 소비에서 제외되는 것이다. 이 기준으로 본다면 수도서비스는 경합적이지 않지만 배재할 수 있다. 내가 수돗물을 쓴다고 해사 다른 사람이 못쓰는 것은 아니지만 수도요금을 내지 않으면 수도서비스를 더 이상 받을 수 없다.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보통 1㎘의 수돗물을 만드는데 평균적으로 730.7원이라는 비용이 든다. 이에는 정화비용ㆍ운송비용ㆍ에너지비용 등 다양한 항목이 포함된다. 또한 수돗물을 생산하는데 에너지가 필요한데 이로 인해 수돗물 1㎘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587gCO2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한국의 수도사업은 대부분 적자로 운영된다. 적자분은 매년 일반 세금 등으로 보전하거나 차입을 통해 충당하는 상황이다. 지난 2008년 한 해 동안 총적자분 8,507억원을 보전하기 위해 일반 세금이 이용됐다는 것이다. 여기서 첫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하고자 한다. 수돗물의 적자를 일반 세금으로 충당한다면 이는 형평성에 어긋나는 것이 아닌가. 예를 들어 갑이라는 사람은 평소 수돗물을 아껴 쓰는데 을이라는 사람은 수돗물을 펑펑 낭비한다. 이때 갑이 낸 일반 세금이 낭비하는 을이라는 사람이 쓰는 낭비하는 수돗물을 위해 보전된다는 것이 마땅한 것인가. 아닐 것이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먹는 물은 무한히 재생산되는 자원으로 여긴다. 외국여행을 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경험했을 것이다. 식당에서 공짜로 시원한 물 한잔을 공짜로 주는 나라가 별로 없고 전국 어디를 가도 수도꼭지를 틀기만 하면 물이 펑펑 나오는 나라도 별로 없다. 강물ㆍ지하수 등 한반도에 있는 물은 한국 국민에게는 공짜로 먹을 수 있는 무한히 재생가능한 자원이다. 그러나 우리가 먹는 물로 사용할 수 있는 물이란 필요한 시점과 장소에 적절하게 공급되는 먹을 수 있는 물을 말한다. 최근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가뭄과 집중호우의 기간과 정도가 증가하고 있다. 가뭄은 특히 지역적으로 나타나면서 2008~2009년 사이 강원도ㆍ경북 지역에 제한 급수 조치가 있었다. 집중호우는 물속 미생물질의 양을 증가시켜 먹는 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정화비용이 들게 된다. 여기서 두 번째 질문에 답을 하고자 한다. 먹는 물은 유한하지도 공짜도 아니다. 이러한 유한성과 비용 투입의 필요성에 따라 먹을 수 있는 물은 그 자체가 공정을 거친 하나의 상품이며 가치가 존재한다. 후손위해 수요 유연성 높여야 질문을 한 분들이 한국이 물이 너무나도 풍부해서 펑펑 낭비해도 된다고 말씀하시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실 한국은 먹는 물 차원에서 우리가 알고 있듯이 물 부족이 심각한 국가는 아니다. 하지만 먹는 물은 현재 세대만을 위한 자원은 아니다. 만일 물 과소비는 그대로 두고 늘어나는 먹는 물 수요를 위해 공급을 늘려야 한다면 지금 논쟁이 뜨거운 4대강 개발도 답이 될 수 없다. 우리의 후손은 한국에 있는 모든 강을 개발해서 먹는 물을 구해야 할 것이다. 공급을 논하기 전에 우리는 먹는 물 절약을 통해 수요의 유연성을 높이는데 우선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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