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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7월 25일] 몸싸움 이제 그만
입력2009-07-24 17:49:25
수정
2009.07.24 17:4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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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7월 25일] 몸싸움 이제 그만
임세원 기자(정치부) why@sed.co.kr
6월 임시국회의 사실상 마지막 날인 지난 23일 아침. 한나라당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한 의원이 던진 질문이다. 그는 미디어 관련법 쟁점 중 하나인 종합편성채널 프로그램 공급자(Program Provider)를 종편 ‘PP’라고 줄여 부른다는 점을 듣고서야 고개를 끄덕였다. 그제 자신이 통과시킨 미디어법의 기본 용어도 모르고 찬성버튼을 누른 셈이다.
또 다른 한나라당 의원의 말은 우리를 더욱 허탈하게 한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 소속인 그에 따르면 이번 미디어법은 합의 여지가 충분히 있었다고 한다. 언론 노조도 미디어 산업환경의 변화 자체는 인정, 직권상정을 하기로 한 날 아침 한나라당에 거대 신문사의 지상파 방송 지분 소유를 20%로 낮춘 수정안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도저히 의견을 좁힐 수 없을 것 같던 미디어법도 정치색만 걷어내면 얼마든지 조용히 풀 수 있었다는 증거다. 이를 여당과 야당 및 언론 노조가 7개월간 무조건 통과와 저지로 맞서니 후유증만 남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6월 임시국회는 이처럼 까닭 모를 씁쓸함을 남긴 채 마감했다. 당운을 걸고 추진한 미디어법을 통과시킨 여당에서조차 아쉬움이 감돈다. 하지만 서민들은 아쉬움을 넘어 화가 난다. 미디어법이 뭐기에 비정규직법 등 민생 현안을 뒤로 미뤘느냐는 항변이다. 하지만 그들의 항변이 무색하게 국회의원들은 민생법안들을 빨라도 정기국회가 열리는 오는 9월에 가서야 펼쳐볼 태세다. 그나마 민주당이 사퇴를 불사하며 장외 투쟁을 펼친 마당이라 9월 국회가 정상으로 굴러갈지도 미지수다.
물론 민생을 제치고 몸싸움으로 일관한 국회에 대한 비난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누구보다 국회의원 스스로 가장 잘 알고 있다. 몇몇 한나라당 초선 의원들은 ‘우리도 창피하고 사퇴하고 싶다’고 토로하기도 한다. 하지만 말로만 부끄러워 한다면 부질없는 일이다. 국민들은 부끄러움을 아는 정치인이라면 지도부에 반기를 들지언정 몸싸움만은 그치기를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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