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에게 한 대학생이 물었다. "시장님은 보수입니까, 진보입니까." 이 시장의 대답. "나는 진보도, 보수도 아니다. 그 이분법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감수했던 한 전기에 실렸던 내용이다. 그리고 이어진다. "이념이 중시됐던 지난날에는 진보니, 보수니 하며 갈라져 싸웠지만 지금은 시대가 달라졌다. 선입견을 갖고 진보니, 보수니 가르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똑같지 않은 사람을 다른 편으로 보기 때문에 분열이 일어나는 것이다. 다양성을 인정하는 리더십은 그 다양성을 받아들이면서 전체를 통합하는 리더십이다." 이 말은 아직도 유효한 말이 되고 있을까. 그래야 맞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 같다. 보수와 진보의 논리가 얽혀 있는 영화진흥위원회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사태를 가까이서 관전하는 심정은 착잡하다. '인생관을 달리하는 그룹'이라며 편가르기를 하고 있고 그것을 지켜봐야 하는 2010년이다. 지금 대한민국의 경쟁자는 누구일까. '진보세력'이라는 답이 나와서는 안 된다. 유럽은 대부분 선진국으로 이뤄져 있지만 그것도 모자라 유럽연합(EU)이라는 블록으로 하나의 경제구조로 '묶어'나가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의 경쟁자는 이미 국내 기업이 아닌 글로벌 다국적 기업이고 또 그래왔기 때문에 현재의 위치에 올라설 수 있었다는 게 정설이다. '텍사스주의 7분의1도 안 되는 나라'라는 대한민국의 경쟁자를 절대 진보세력 혹은 내부에서 찾아 자꾸 '쪼개'서는 안 되지만 현실은 자꾸 그렇게 몰아가고 있는 것 같다. 이 대통령은 대학졸업 이후 학생운동 전력이 있는 진보세력이라는 딱지로 취업거부를 당했던 아픈 기억을 가진 당사자다. 결국 박정희 당시 대통령에게 편지를 썼고 이낙선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담판을 통해 현대건설 공채로 입사해 오늘의 큰 꿈을 이룬 주인공이다. 그 때 담판 문구는 이랬다고 자서전 '신화는 없다'에서 밝히고 있다. "한 개인이 자기 힘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길을 국가가 가로막는다면 국가는 그 개인에게 영원한 빚을 지는 것입니다." '제2의 이명박'을 만들어 이념의 그늘아래 있게 해서는 안 된다. 혼자 웃는 김대리~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