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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필 평양공연 미국 국가 연주때 관람객 전원 기립
입력2008-02-26 21:16:35
수정
2008.02.26 21:16:35
공연 마친후 관객 요청으로 '아리랑' 앙코르<br>김정일 위원장 공연장·만찬장 모두 참석안해
뉴욕필 평양공연 미국 국가 연주때 관람객 전원 기립
'아리랑' 연주때 객석 곳곳 울음바다김정일 위원장 공연·만찬장 참석안해 北美 외교관계 '해빙무드' 물꼬 기대
김승연기자 bloom@sed.co.kr
미국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아름다운 평화의 선율이 26일 저녁 '동토의 왕국' 북한 전역에 울려퍼졌다. 이로서 북미 간의 외교관계에 해빙무드의 물꼬가 트일 수 있는 방향으로 양국이 새로운 첫발을 내디뎠다는 평가다.
로린 마젤이 이끄는 뉴욕 필하모닉 단원 105명은 이날 오후6시6분 남북한을 비롯한 전세계에 TV로 생중계되는 가운데 북한 국가인 '애국가' 연주로 역사적인 공연을 시작했다. 뉴욕 필하모닉은 이어 지난 1948년 남북이 분단된 후 처음으로 미국 국가인 '성조기여 영원하라'를 연주했다. 무대 왼쪽에는 성조기, 오른쪽에는 인공기가 내걸려 있었다. 북한의 국가에 이어 미국 국가가 울려퍼지는 동안 동평양 대극장에 참석한 2,500여명의 관람객들은 모두 자리에서 일어섰다. 공연장에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미국 국가는 조선중앙방송을 통해 북한 전역에 처음으로 생중계됐다. 관람객들이 자리에 앉자 뉴욕필은 본공연 첫 작품으로 바그너의 오페라 '로엔그린' 3막 서곡을 선사했다.
상임지휘자 마젤은 마이크를 들고 두번째 연주곡인 드보르자크의 '신세계 교향곡'에 대해 설명하는 등 북한 관객들에 대한 세심한 배려를 잊지 않았다. 마젤은 "신세계 교향곡은 19세기 말 뉴욕필이 드보르자크에게 의뢰해 탄생한 것"이라며 "이 교향곡에는 미국의 전통적인 선율이 담겨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우리말로 "좋은 시간 되세요"라고 말해 관중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뉴욕필은 마지막 곡으로 거슈윈의 '파리의 미국인'을 연주했다.
뉴욕필이 마지막 앙코르 곡으로 우리 전통민요인 '아리랑'을 연주하기 시작하자 극장 여기저기서 흐느끼거나 눈물을 닦는 관람객들이 속출했다. 뉴욕필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평양에 왔다는 손숙씨는 충혈된 눈으로 "뉴욕필이 연주하는 아리랑을 들으면서 가슴이 벅차오르고 눈물이 쏟아져나왔다"고 말했다. 특히 한복 차림의 북한 여성 관람객들은 뉴욕필이 연주하는 아리랑을 들으면서 눈물을 뚝뚝 떨어뜨려 동평양 대극장이 순식간에 울음 바다로 변했다.
이에 앞서 뉴욕필 단원 105명은 이날 오전 동평양 대극장에서 최종 리허설을 갖고 북한 음악도들에게 미리 준비한 악기와 음악 관련 전자제품 등을 선물했다. 뉴욕필은 27일 오전 평양 모란봉극장에서 북한 조선국립교향악단과 실내악 협연을 실시한다. 조선국립교향악단은 이 협연 과정에서 뉴욕필 상임지휘자인 마젤의 지휘를 받으며 연주하는 기회를 갖게 된다.
마젤은 이날 평양공연 개막을 앞두고 평양 양각도 호텔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음악을 위해 여기에 왔으며 북한의 음악가들을 만나기 위해 평양에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나는 지난 50년 동안 음악가들과 손잡고 음악을 하면서 다른 나라 사람들과 연결되기 위해 노력해왔다"면서 "이런 교류사업을 통해 나의 인생이 더욱 풍부해졌다"고 말했다.
한편 뉴욕필 단원과 가족, 후원자, 각국 취재진 등 268명은 25일 아시아나항공 특별기편으로 평양에 도착, 송석환 북한 문화성 부상 겸 조선예술교류협회 회장과 김종식 평양시 인민위원회 부위원장, 김연규 조선국립교향악단 단장 등의 영접을 받았다. 뉴욕필 단원들은 양각도 호텔에 여장을 풀고 만수대 예술극장에서 열린 환영공연을 관람한 뒤 송석환 부상이 인민문화궁전에서 개최한 환영만찬에 참석했다. 뉴욕필은 평양 공연을 마치면 서울 공연을 위해 27일 오후 아시아나항공 특별기편으로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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