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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분양가, 다시 '뜨거운 감자'로
입력2006-03-23 09:41:25
수정
2006.03.23 09:41:25
■ 성남시 판교 분양승인 전격 연기<br>주택업계 "무리한 요구" 반발속 市 결정에 촉각<br>모집공고 연기돼도 전체 일정 큰 차질 없을듯
성남시가 22일 판교신도시 동시분양아파트 분양승인을 전격 연기함에 따라 ‘분양가’가 다시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특히 성남시의 이번 분양승인 연기는 이미 지난 21일 건설교통부와 성남시ㆍ업계 관계자가 참석해 진통 끝에 합의한 분양가 결정을 백지화하고 추가로 가격을 내리라는 것이어서 업계가 이 요구를 받아들일지 여부가 주목된다.
성남시측은 이날 분양승인 연기를 발표하면서 “시가 건교부에 일방적으로 끌려갈 수는 없지 않느냐”며 “분양승인권자가 성남시장인 만큼 결정은 시가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대엽 성남시장이 이날 오전 열린 회의에서 분양승인 보류를 전격 지시한 이유는 평당 분양가를 1,100만원 이하로 낮추라는 것이다. 이는 주무부처인 건교부가 제시했던 평당 ‘1,100만원대’보다 낮은 금액이다. 심지어 성남시는 불과 일주일전에 각 업체들에 보낸 공문을 보내 ‘평당 분양가를 1,100만원대로 맞추도록 협조해 달라’고 요구한 바 있어 추가 분양가 인하 요구는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평당 분양가를 1,100만원 아래로 내리면 업체들은 최초 분양승인 신청 당시 제시 가격보다 많게는 평당 150만~200만원 정도 내리야 한다. 이렇게 되면 32평형의 분양가는 당초 업체들의 예정가보다 4,800만~6,000만원이나 떨어지게 된다.
하지만 업계가 지난 21일 3자 회의에서 평당 분양가를 1,100만원대로 낮춘 것 자체가 면밀한 분양원가 검증에 따른 것이라기 보다는 건교부와 시의 ‘정책적 요구’에 따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업체들이 추가 인하 요구를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다는게 문제다.
A사 관계자는 “업체들이 제시한 분양원가에 문제가 있었다면 승인신청후 일주일이 지나도록 아무런 보완지시를 하지 않았겠느냐”며 “가격을 낮추더라도 납득할 만한 근거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남시가 분양승인권을 무기로 업체들에게 원가조차 무시한 채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B업체 관계자는 “친환경인증, 초고속인터넷 등 정부가 하라는 것은 다 하면서도 요구하는 대로 가격까지 낮췄는데 무엇을 깎으라는 말이냐”라며 “정부도 서민 주거복지를 위해 싼 값에 아파트를 공급하고 싶다면 우리에게만 이럴 게 아니라 땅값을 깎아주던지 세금을 감면하든지 노력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성토했다.
일부에서는 성남시가 판교분양을 5월로 예정된 지방선거용으로 이용하려는게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이번에 분양되는 판교신도시 아파트는 전체 물량의 70%가 성남거주자에게 우선 배정되는 만큼 시측의 분양가 추가인하 요구가 이 같은 점을 의식한게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로 이 시장도 이날 회의에서 분양가 인하를 지시하면서 판교아파트 중 상당수가 성남거주자 몫이라는 점을 강조했다는 후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의 요구가 해도해도 너무 한다”며 “차라리 지방선거 이후에 분양 하는게 낫겠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에대해 성남시측은 “민선 지자체가 건교부에 끌려갈 수 있느냐”며 “성남시의 일은 성남시장이 모든 승인권을 갖고 있다”며 원칙에 어긋날게 없다는 입장이다.
성남시의 이번 분양가 추가인하 요구에는 주무부처인 건교부조차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건교부 강팔문 주거복지본부장은 “(분양가 문제는) 성남시의 소관사항이므로 성남시가 결정할 일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입주자 모집공고 연기에도 불구하고 전체 청약일정에는 큰 지장이 없을 것이라는게 업계의 관측이다. 당첨자 발표일(5월4일)까지 40일 가까이 여유가 있어 순위별 청약일정 변경 등 세부 일정을 조정하면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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