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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한국건축문화大賞] 일반주거부문 우수상




[토함정사] 경주 남산 '파노라마 조망' 천년고도 경주의 정기가 어린 토함산 자락, 전면에는 경주 남산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곳에 ‘토함정사(土含精舍)’로 이름붙여진 전원주택이 나지막이 서 있다. 180도로 열린 조망을 가진 경사지와 높은 축대 덕분에 남산을 사시사철 막힘없이 조망할 수 있는 천혜의 조건, 토함정사는 그래서 더욱 큰 ‘도전’을 요구했다. 한정된 자연을 어떻게 많이 담아내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넘치는 자연을 어떻게 끊어내고 가두고 한정짓느냐가 문제였던 것. 그래서 설계자는 ‘자연이란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빈 그릇 같이 비워두고 싶었던 집’을 구상했고 ‘제한된 풍경의 시퀀스’를 컨셉으로 삼았다. 단층의 사각형 입방체로 이뤄진 토함정사는 언뜻 특이한 점이 별로 없어 보인다. 자연을 향해 크게 열린 창과 흙마당, 툇마루, 담장, 백색 벽지 등 전통건축의 습관적 요소가 그대로 차용됐을 뿐 이렇다 할 꾸밈도, 가공도 없다. 그러나 각각의 공간은 자연을 향해 크게 열려 있고, 때로는 제한적으로 닫혀 있다. 자연의 이야기가 그곳에 담길 수 있도록, 몇 개의 서로 다른 이야기들이 공존할 수 있도록 공간들이 맞물려 있다. 안방이 있는 안채와 거실ㆍ식당이 있는 거실채의 커다란 두 공간은 각각의 툇마루를 갖고 자연과 접해 있다. 야생화와 자갈로만 이뤄진 중정에는 길다란 사각형의 연못과 그 위에 비친 하늘이 있다. 거실 상부 캐노피를 길게 뽑아낸 테라스는 360도의 자연 파노라마가 펼쳐지는 토함정사 최고의 장소다. [구기동 주택] 공간 곳곳 자연 자리잡아 서울 종로구 구기동에 자리잡은 ‘구기동 주택’은 설계자가 건축가의 미덕으로 꼽은 것처럼 ‘평범한 일상을 즐거움과 경이로움으로 바꿔놓는’ 집이다. 구기동 북한산 등산로의 북사면에 위치해 경사가 급한 부지는 설계와 시공을 까다롭게 요구한 반면 주위의 뛰어난 자연과 경관을 아름답게 담아낼 수 있는 가능성은 많은 특징이 있었다. 건축주인 부부 조각가의 작업실을 지하에 2층 높이로 배치하고 화실을 1층에, 거실과 부엌을 2층에, 부부와 아이들 침실을 3층에 놓았다. 여느 단독주택과 크게 다르지 않은 단촐하고 평범한 구성이지만 조화롭게 배치된 공간 곳곳에 자연이 자리잡고 있다. 각 실들을 연결하는 계단실은 실장율이 매우 높은 공용 부분일 뿐 아니라 주변공간도 충실하게 담아냈다. 침실과 거실에서는 남동쪽의 운수봉 능선이 보이고, 부엌에서는 비봉이 조망되는 그림 같은 정경이 연출된다. 조망을 보다 큰 그림틀에 담아내기 위해 창높이를 키우고 천정 면을 4분의1 원으로 만들어 시선이 산등성이를 타고 하늘가로 넘어가게 했다. 설계자가 구상 과정에서 가장 신경썼던 부분은 의외로 북동 방면에 자리잡은 이북5도 청사였다. 북한산의 수려한 배경을 무시한 채 흰색 화강석으로 둘러놓은 거대한 건물의 외관을 새 집에서 보이지 않게 하는 게 가장 큰 고민거리였던 것. 설계자는 “집이 완성된 뒤 집 주인들이 이북 5도청이 정말 시야에서 사라졌다고 말해 줄 때까지 노심초사했다”고 밝혔다. [첨경헌] 남한강 사계절 담아 설계 경기도 양평군 양서면 대심리, 마치 호수인 양 고요하게 흐르는 남한강 물길을 따라가다 보면 여느 투박한 농가주택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독특한 건물을 만나게 된다. 첨경헌(瞻景軒), 굳이 풀어쓰자면 ‘(남한강의) 풍경을 굽어보는 집’이라는 뜻이다. 255평 대지에 연면적 59평으로 지어진 이 2층짜리 전원주택은 이름 그대로 남한강의 사계절을 모두 담아내고 어우르기 위해 설계됐다. 비록 자연과 어울리기가 좀처럼 쉽지 않은 인위적 공간이지만, 공간의 틀이 스스럼없이 자연에 속하면서 또 그 공간의 틀 안에 자연을 심을 수 있는 데 주안점을 뒀다. 남한강의 근경과 원경, 강 너머 보이는 마을과 능선, 비ㆍ안개에 싸인 수면과 언덕, 밤하늘과 수면 위에 걸린 달, 대나무 잎에 떨어지는 빗소리 등이 첨경헌의 정원과 평상, 별채의 탁 트인 유리창 너머에서 어우러져 전원생활의 낭만을 자아낸다. 대부분의 실내공간이 시원한 전면창과 함께 남한강 경관을 향해 펼쳐져 있고, 시야가 차단되는 절제된 사적공간도 마련돼 있다. 본채에서 마치 징검다리처럼 꾸며진 구름다리를 건너면 이 집의 핵심공간인 원두막 같은 별채로 이어진다. 차가우면서도 단정한 중성적 느낌을 주는 노출 콘크리트와 채분할ㆍ면분할, 가벽의 높고 낮음이 좋은 조화를 이뤘다. 여름철 복사열과 겨울철 냉기를 차단해 주는 덧지붕의 단조로움은 처마로 덜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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