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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가족이 시프트 매력에 푹 빠졌어요.” 서울시가 서울 장지지구에 공급한 장기전세주택(시프트ㆍShift)에 사는 채모씨는 “당첨될 때만 해도 어떨까 싶었는데 직접 살아보니 이전에 살던 전세보다 훨씬 낫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그전에 살던 전세보다 훨씬 저렴한 게 마음에 든다”며 “두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이사 걱정 없이 싼 전셋집에서 안정되게 살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기쁨”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높은 경쟁률로 ‘시장성’이 입증된 서울시의 시프트가 입주자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가격’뿐 아니라 거주의 안정성이 서민들의 셋집살이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해주면서 앞으로도 반짝 인기가 아닌 지속적인 수요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를 낳고 있다. ◇“20년 동안 계속 살래요”=장지지구 4단지 시프트에 살고 있는 홍장근씨는 “서울에서 내 집을 갖는다는 게 얼마나 힘든지는 모두가 아는 사실”이라며 “값도 값이지만 20년 동안 이리저리 집을 옮겨 다니지 않아도 된다는 게 너무 편하다”고 말했다. 그는 “자영업을 하다 보니 기존 임대아파트는 매달 꼬박 수십만원의 월세를 낸다는 점 때문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시프트는 장기전세여서 이 같은 어려움이 없어 좋다”고 전했다. 시프트가 주민들에게 호응을 얻는 또 다른 이유는 임대ㆍ분양아파트가 한데 섞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분양아파트 거주자들과의 갈등요인이 없다는 점이다. 소셜믹스(Social Mixㆍ계층 융합)에 성공했다는 것이다. 양용택 서울시 시프트팀장은 “임대ㆍ분양주택은 입주자 간 소득 불균형과 주택형의 차이로 소셜 믹스를 정착시키기에 한계가 있었다”며 “시프트는 입주자들이 구체적으로 몇 동 몇 호에 사는지도 모를 뿐 아니라 소득격차도 크지 않아 문제점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공급하는 임대주택과는 달리 시프트는 중소형에서 중대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택형을 공급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시프트 입주 손익 계산서 뽑아보니=시프트 중 서울에서 가장 처음 입주자를 맞은 장지 10단지와 11단지 시프트는 주변 전세 시세와 비교하면 최대 8,000만원까지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단지는 특히 입주 당시 계약된 일반 전세물량이 2년 재계약 시점에 전세가가 급등할 가능성도 있어 일반 전세-시프트 간 전세가 격차는 더욱 커질 수도 있다. 실제로 장지 10단지 82㎡형은 시프트 공급 가격이 1억545만원인 반면 현 시세는 1억8,000만~1억9,000만원에 달한다. 인근 중개업소의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단지 준공 때 입주한 전세물량은 시세보다 저렴한 만큼 2년이 지나면 전세가가 크게 올라갈 수 있다”고 전했다. 반면 시프트는 연간 전세보증금 상승률이 5%로 제한되는 만큼 장지 10단지 82㎡형의 경우 아무리 보증금이 올라도 1억2,000만원을 넘지 않는다. 시간이 지날수록 시프트의 매력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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