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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돈키호테의 힘

정민정 기자 <정보산업부>

흔히 어디로 튈지 종잡을 수 없는 행동으로 주변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할 때 ‘돈키호테 같다’는 표현을 사용한다. 돌발적인 행동에는 눈살을 찌푸리더라도 돈키호테의 도전정신은 높이 평가되기도 한다. 최근 김용구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회장의 행보를 놓고 ‘돈키호테 같다’는 얘기가 나온다. 김 회장은 스스로 “중소기업들을 위해서라면 돈키호테 역할을 떠맡겠다”고 다짐한 것을 실천이라도 하듯 일반인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말과 행동을 자주 보여주고 있다. 지난주 노무현 대통령의 우즈베키스탄 국빈 방문 때 경제사절단으로 참여한 김 회장은 대기업들도 쉽지 않다는 유전개발권을 확보하는 성과를 올렸다. 그는 “부존자원이 부족한 한국으로서는 에너지 자원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특히 중소기업이 나서 국가적으로도 중요한 일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는 것은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대기업들이나 건드릴 만한 덩치 큰 유전개발사업의 경우 중소기업이 주도적 역할을 한 적이 없었기에 이번 사업은 나름대로 상당한 의미를 갖고 있다. 더욱이 우즈베키스탄 유전사업은 공짜로 얻은 게 아니다. 김 회장은 올 1월 ‘중소기업 통상사절단’을 이끌고 우즈베키스탄을 방문, 당국자들을 만나 끈질긴 설득 작업을 벌였다. 그래서 석유공사의 동참이라는 전제조건하에 유전개발권을 따낼 수 있었다. 김 회장의 돈키호테식 도전이 무모하다는 우려의 소리도 적지않다. 경인방송 인수 의지를 밝힌 것이나 유전개발권을 확보했다 하더라도 대규모 프로젝트에 중소기업들이 어떤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을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론이 제시되지 않은 상태에서 말만 앞선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상암동 중소기업 전용 전시컨벤션센터 건립 추진에도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마당에 너무 일을 벌이는 게 아니냐는 걱정도 쏟아진다. 그러나 지금의 중소기업이 처한 현실에서는 치밀한 기획이나 준비 못지않게 돈키호테 같은 도전정신이 절실하다는 느낌이 든다. 김 회장의 돈키호테적인 행동과 사고가 ‘기(氣)가 죽어 있는’ 중소기업인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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