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오, 노인정·상가 돌며 표심 다지기 이재오 한나라당 의원은 1일 " '문국현 바람'은 잦아들었다"며 "철저하게 지역 발전론을 내세워 압승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5시 지역 교회에서 예배를 본 뒤 6시부터 거리와 지하철역에서 시민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하는 것으로 이른 일정을 시작했다. 오전8시40분 이 의원은 불광역 부근에서 출근길 유세를 하며 "경제를 살리기 위해 이명박 대통령을 뽑았으니 이번 총선에서는 여당이 안정 의석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9시 이 의원과 함께 유세 차량에 올랐다. 그가 지나가는 주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했고 주민들은 세 명 중 한 명 꼴로 손을 흔들어 답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에게 열세인 것에 대해 묻자 이 의원은 "바람은 지나갔다"고 일축했다. 그는 이어 "바람이 분다고 뿌리가 흔들리지 않는다. 어제부터 지지율이 뒤집어졌다는 걸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는 문 대표가 여권의 한반도 대운하 구상을 총선에서 이슈화하려는 데 대해 "북한산 자락의 지역구하고 운하가 무슨 상관이 있느냐"며 "(논쟁에) 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대 치적으로 꼽히는 은평 뉴타운에 도착하자 이 의원은 "서울 안에 110만평짜리 아파트 단지를 만든 게 보통 일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재건축ㆍ재개발 활성화를 골자로 한 경제뉴타운 공약을 새로 내놓고 '지역발전 완성론'을 내세웠다. 이 의원은 점심 때 노인복지관을 찾아 "얼굴 좋아지셨네요" "다친 데는 나으셨나요" 등 일일이 인사를 건넸다. ■ 문국현, 음악·마이크 없이 유세 '이채' 서울 은평구 녹번동의 은평 문화예술회관 한 편. 주부들의 함박웃음이 쏟아졌다. 4월1일 정오 무렵 총선 후보인 문국현(사진) 창조한국당 대표가 인사차 방문하자 서예와 음악교양 수업을 받고있던 수강생들이 반갑게 맞이한 것이다. 한 주민이 문 후보에게 합창을 권했다. 문 후보는 음치라고 머쓱해 하면서도 엇박자로 선창하는 대담함으로 좌중에 폭소를 자아냈다. "음치여서 남을 즐겁게 해주는 재주가 생겼어요. 국민에 대한 정치도 이렇게 하렵니다." 이동 차량에 동승한 기자에게 문 대표가 합창을 선창한 배경을 설명했다. 반듯하고 다부진 인상의 문 후보지만 화법에선 위트가 넘치고 몸가짐이 소탈하다. 문 후보의 호는 '효산(曉山)'이다. 뜻을 묻는 기자에게 문 대표는 "배우는 산, 새벽의 산"이라고 풀이했다. 새 시대를 열고, 새 정치를 하고 싶다는 포부가 엿보인다. 새 정치를 지향하는 만큼 그의 유세는 방식부터 남달랐다. 그 흔한 선거 음악도 틀지 않고 어지간하면 마이크 없이 연설한다. 이날 오전 연신내역 사거리 유세에서도 문 대표는 조용하고 차분하게 연설했다. 그리고 마지막 인사말은 "저를 찍어주십시오"가 아니라 "시민여러분 시끄럽게 해 죄송합니다"였다. 기자가 연유를 물었다. 그러자 "확성기 틀고 (유세)하면 주민들이 얼마나 고통스러워 하시겠어요. 정치는 주민을 위한 것인데 제 편의대로 할 수 있나요"라고 답했다. 유한킴벌리 최고경영자 시절 소비자 중심 경영을 표방했던 그가 이번엔 유권자 중심, 국민 중심 정치를 실천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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