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윤의 흑53은 고심의 수순이다. 중앙 방면이 아직 완전히 막혀 있지 않은 상태이므로 강동윤은 한껏 조심을 하고 있다. 이 수가 놓였어도 백돌들이 완전히 제압된 것은 아니다. 참고도1의 백1로 젖히면 패가 난다. 원래는 상당한 흑의 확정지로 보이던 이곳인데 아직도 뒷맛이 남아 있는 것이다. 흑59는 반상최대의 끝내기. 안팎으로 계산해 보면 15집은 족히 되는 큰곳이다. "집으로는 여전히 흑이 조금 앞서 있군요."(윤현석) "그게 무슨 뜻이여? 다 둔 바둑인데 집으로 앞섰으면 이긴 거지 왜 그렇게 아리송하게 말을 하는 거여?"(필자) "아직 변수가 남아 있어서 승부를 예측하기가 곤란하다는 뜻입니다. 중앙의 흑이 아직 덜 살아 있어요. 이세돌은 그곳에 눈독을 들이고 있을 겁니다."(윤현석) 이세돌은 백60으로 붙여 응수를 물었다. 흑61은 최강의 저항. 좌변은 흑의 진영으로 굳어질 전망이다. 그러나 과연 중앙이 무사할까. 강동윤은 계속 최강수로만 응수하고 있다. 흑63이 바로 최강이자 최선의 수순이다. 이수로 참고도2의 흑1에 그냥 내려서는 것은 백2 이하 8로 중앙의 흑이 간단히 잡힐 것이다. 백64, 66은 중앙의 흑을 위협하는 수순. 흑67의 탈출은 절대. "그것으로 탈출이지?"(필자) "아직 불완전해요. 통행세를 상당히 많이 지불해야만 완전히 탈출할 수 있을 겁니다."(윤현석) 백이 과연 어떤 방식으로 그 통행세를 받아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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