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도 이익내... 고용&주택시장 장기 침체가 발목.. “-미국 경제의 급격한 추락이나 더블딥에 대한 우려가 너무 과장됐다” 1일(현지시간) 미국의 8월중 ISM 제조업 지수가 예상외로 크게 개선되자 바클레이즈의 딘 마키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내린 진단이다. 세계 1,2위 경제강국인 미국과 중국의 제조업 지표의 ‘쌍끌이’ 개선세가 증시 반등으로 단숨에 이어진 것은 한달 여 이상 전 세계 경제를 눌러 온 경기침체의 공포가 과도했다는 시각이 힘을 받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실제 이번 전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든 공포감은 지난달 중국의 제조업지표가 급락하며 촉발돼 미국의 부양책 종료 이후 미 주택시장의 ‘더블 딥’ 가능성이 현실화되며 급증한 바 있어 이 같은 지표는 투자자들의 공포감을 누그러뜨리는 데 한 몫 했다. 전문가들은 “지표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경기의 급격한 추락이나 더블딥에 대한 우려가 너무 과장됐다는 것”이라며 “일부 지표가 나빠지더라도 침체나 급격한 경착륙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의 주택시장이 급랭하면서 주택시장의 더블딥 우려가 높은데다 고용시장도 장기 부진에 빠져 안심할 수 없다는 게 중론이다. 월가는 최근 실물ㆍ금융 시장에 드리우진 암운을 더블 딥의 징후로 해석하기 보다는 경기 상승세의 일시적 위축을 의미하는 '소트프패치(Soft Patch)'로 보는 견해가 우세하다. 경기회복 속도는 상반기 보다는 하반기에 다소 둔화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마이너스 국면으로 다시 빠져들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제임스 블라드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총재도 지난달 27일 ‘잭슨홀’ 연찬회에서 미국 경제의 상황을 더블딥이 아닌 소프트 패치라고 규정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제조업의 성장 국면이 이어가는 것이 미국 경제에 큰 도움이 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는 1일(현지시간) 아시아 시장의 성장세에 힘입어 올해 2ㆍ4분기 세계 상품교역이 전년 동기보다 25% 증가하며 지난 1ㆍ4분기의 반등세를 유지했다고 밝혀 물동량 증가세가 여전히 이어지고 있음을 나타냈다. WSJ은 “8월 유로존 제조업지수가 6개월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제조업은 혼조세”라면서도 “상반기 미국 경제가 예상 밖의 호황을 보이며 사람들의 기대감이 너무 높아졌던 게 되레 문제”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중국 등 아시아 시장의 성장세에 기반해 올해 이익 목표를 올리는 미국 기업들이 다시 늘고 있다”고 덧붙였다. 더딘 미국의 고용회복은 미 경제의 발목을 잡아 온 요소였지만 미국의 8월 ISM 고용지수에 따르면 미 제조업의 고용은 올 들어 지속적인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WSJ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미국의 제조업에서는 200만개, 건설업에서는 3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진 상태. 미 건설업의 경우 ‘버블 국면’이 무너지며 구조조정에 돌입한 상황이어서 당분간 전과 같은 일자리 규모를 되찾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만 실업률의 빠른 감소세가 당분간 불가능하더라도 경제 체질의 건전화가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있음으로 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미국 은행의 이익은 이미 위기 전 수준으로 반등했다. 은행들은 부실채권 감소에 힘입어 지난 2ㆍ4분기에 총 216억 달러의 이익을 거둬 한해 전 이익규모(44억 달러) 대비 급증세를 기록했다. FT는 “이는 2007년 3ㆍ4분기 이래 최대 규모로 산업 전반의 회복을 시사한다”며 “소형은행의 고전은 당분간 계속되겠지만 금융업체의 내실은 소비 대출의 건전성이 이제 나타나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미 은행의 부실 회사채 규모도 지난 분기에 118억 달러나 감소했다고 FT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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