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색의 물감으로 추상화 작업만 20년 이상 펼쳐온 화가 김미경(48). 실험과 탐구를 거친 그녀는 2005년부터 '붓 없이' 그림을 그려왔다. 작업 과정은 바닥에 캔버스를 눕히고 그 위에 안료를 붓는 것에서 시작된다. 질퍽한 물감은 작가가 이리저리 기울이는 화판의 각도에 따라 흐르고 퍼져나간다. 물감의 자취가 이미지를 만들고 색깔과 밀도, 시간의 차이가 겹겹이 쌓여간다. 감각적인 원색, 긴장감 도는 보색이 서로 뒤엉켜 예상치 못한 조화를 만든다. 마치 꽃나무가 자라나 움을 틔우는 그 모든 과정과 시간을 압축한 듯하다. 그의 최근작 추상화 연작 20여점을 선보이는 전시가 청담동 박영덕화랑에서 30일까지 열린다. 작가는 "우연적인 효과와 내 의지가 담긴 표현이 섞이면서 꿈틀대는 생명이거나 자연일 수도 있는 이미지를 만들어냈다"면서 "제목 '스피릿'(spirit)은 정신, 사랑, 영혼, 삶, 자연을 모두 아우르는 단어"라고 말했다. 홍익대 서양화과와 뉴욕 프랫인스티튜트 대학원 출신인 작가는 1988년 이후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중이다. 국제 아트페어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으며 올해 추상표현주의의 본고장인 독일 뮌헨의 갤러리피나코텍에서 개인전이 열려 호평받았다. (02)544-8481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