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40까지 좌하귀 일대에 탐스러운 백의 진영이 건설되었다. 흑41의 전개는 시급한 곳. 이 방면을 백이 두게 되면 백의 모양이 걷잡을 수 없이 부풀 것이다. 백42는 우하귀 방면의 흑진을 삭감하는 멋진 수순으로 보였는데 다소 과욕이었다. "이세돌이 그 동안 콩지에한테 계속 이겼기 때문에 자기도 모르게 깔보는 심사가 생긴 것 같아요. 눈목자로 두지 말고 한칸 왼쪽에 날일자로 두었어도 충분한데 좀 오버했어요."(김성룡) 콩지에는 백42를 보고 하염없는 장고에 들어갔다. 18분만에 둔 수가 흑43이었다. "느슨하다. 왜 한 발 물러서고 있지?"(김성룡) "이세돌의 펀치력을 겁내고 있는 거겠지요. 한두 번 얻어맞은 게 아니니까.…."(목진석) 흑43으로는 참고도1의 흑1로 두는 편이 박력있었다. 만약 백이 2 정도로 우변을 살리면 흑3으로 직격탄을 날린다. 백4면 흑5 이하 11로 싸움을 리드해 나간다. 이 코스는 백의 고전이다. 백48은 이세돌 특유의 버티기. 부분적으로는 참고도2의 백1로 하나 지켜두는 것이 무난하겠지만 흑2로 엄습당하면 상변의 주도권이 흑에게 넘어간다고 보고 실전처럼 버틴 것이다. 결국 흑49의 습격은 콩지에의 권리가 되었다. 백50으로 하나 선수활용한 것은 급전이 벌어질 경우를 대비하여 응원군을 하나 세워둔 셈인데 백이 52로 차단하자 콩지에는 '나도 응원군을 세워야겠어' 하듯 흑53에 갖다붙였다. 어쩐지 싸움의 주도권이 흑의 손아귀에 가있는 듯한 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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