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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 '깡.' 최신 티타늄 드라이버가 내는 요란한 소리는 때로는 가슴에 쌓인 스트레스를 단번에 날려버릴 만큼 폭발적이다. 제트기가 음속을 돌파할 때 지상에서 들리는 폭발 음, 즉 소닉 붐(Sonic boom)이라고까지 표현될 만큼 최신 드라이버의 임팩트 소리는 파괴적이다. 이 소리 때문에 귀가 멀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지하의 작은 실내 연습장, 실외 연습장이라도 미국처럼 툭 터진 잔디밭이 아니라 철골 구조물로 쌓인 곳에서 연습하는 한국의 골퍼들은 한번쯤 귀 기울여도 좋을 연구로 보인다. 스코틀랜드 에딘버러에서 학위를 받은 이비인후과 전문의인 말콤 부차난 박사는 브리티시 메디컬 저널 최신호에 '최근 출시되고 있는 초박형(thin-faced) 티타늄 드라이버는 일시적이거나 혹은 영구적인 달팽이관 손상이나 고막 파열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부차난 박사는 자신에게 치료 받으러 왔던 55세 환자가 오른쪽 청력을 잃게 된 원인을 파악하던 중 최근 18개월동안 일주일에 3번 꼴로 최신 드라이버를 이용해 골프를 친 것 외에 다른 이유를 발견할 수 없었다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또 이 환자를 접한 뒤 인터넷을 통해 조사한 결과 청력 손실의 구체적인 사례를 더 찾지는 못했으나 최신 드라이버의 소리 때문에 괴로워 하는 골퍼들의 사례는 다수 발견했다고 말했다. 골퍼들은 '코스 저쪽 편에서 치는 드라이버 소리 때문에 깜짝 놀랄 때가 많다'거나 '친구의 드라이버 소리가 너무 커 그와 라운드하고 싶지 않다'는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차난 박사는 "페이스가 다소 두꺼운 스테인레스 스틸 제품들은 대체로 인간의 청각 기관이 이겨낼 만한 소음을 내지만 초박형 티타늄 제품들은 유명 브랜드 6개사의 제품을 수거해 실험한 결과 총을 발사할 때 나는 수준의 소음이 났다'면서 '이런 제품으로 자주 라운드하는 골퍼들은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부차난 박사는 '귀마개 착용을 권장'했으나 한 프로골퍼는 "귀마개를 착용했다가 볼 날아온다는 경고(Fore)를 듣지 못할 경우 귀가 아니라 귀 사이(머리)를 다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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