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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서브프라임, 글로벌 금융시장 '시한폭탄'으로

사태 장기화땐 고위험자산 이탈가속 대혼란 우려<br>"美경제 견실해 '찻잔속 태풍' 그칠것" 전망속<br>금융시장선 "거품붕괴 첫사례 될수도" 아연 긴장


서브 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이 지난 2월에 이어 다시 미국 금융시장의 ‘시한폭탄’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미국 주택경기 둔화가 장기화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심각한 침체국면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음이다. 대부분의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경제여건이 서브 프라임 부실을 충분히 소화할 수 있을 만큼 견고하다는 점을 들어 서브 프라임 부실이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서브 프라임발(發) 경기침체로 ‘피(血)의 목욕(Blood Bath)’이 시작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내놓고 있다. ◇서브 프라임 채권 신용등급 하락=국제 신용평가회사들이 서브 프라임 모기지 부실에 따른 파생상품 위험성을 경고하면서 채권등급을 떨어뜨리고 있다. 글로벌 금리인상 기조와 모기지금리 상승으로 미국 주택경기에 적신호가 켜지면서 서브 프라임 모기지를 기초로 발행한 자산담보부증권(CDO) 신용등급을 앞다투어 낮추고 있는 것.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45개 모기지담보채권의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했으며 앞으로 88개 채권의 신용등급을 추가로 하향수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무디스도 지난주 15개의 서브 프라임 채권 신용등급을 떨어뜨렸으며 앞으로 267개 채권을 ‘부정적’ 관찰대상에 포함시켰다. 피치 역시 31억달러에 달하는 4개의 CDO 등급을 하향조정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이처럼 신용평가회사들이 일제히 서브 프라임 채권등급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은 금리상승 및 주택가격 하락, 주택재고 증가 등 주택경기 둔화가 더욱 악화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확산되면서 등급 현실화가 불가피했기 때문이다. 더글러스 루카스 UBS 애널리스트는 “CDO 등급 하향조정은 CDO 매도로 이어질 것”이라며 “서브 프라임 관련 2개의 헤지펀드가 청산 위기에 몰린 베어스턴스 사태와 유사한 일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숨죽이는 글로벌 금융시장=서브 프라임 부실은 풍부한 유동성의 힘으로 자산가치를 키웠던 글로벌 금융시장의 버블이 제거되는 첫 사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국제 금융시장을 아연 긴장시키고 있다. 서브 프라임 부실이 일회성 사건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확대재생산될 경우 고위험 자산에 대한 자금이탈이 가속화되면서 금융시장 혼란이 가중될 위험이 있다. 이달 22일(현지시간) 베어스턴스 헤지펀드 청산 위기가 다른 펀드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로 다우존스지수가 1.37% 하락한 것은 불거지는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반영한 것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베어스턴스 헤지펀드 청산 위기는 시작에 불과하며 향후 수개월 내 변동금리 모기지 채무자들이 불어나는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상황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뉴욕타임스도 23일 베어스턴스가 32억달러의 긴급 자금투입으로 헤지펀드 청산을 막을 수도 있겠지만 위기의 근본원인인 서브 프라임 모기지 채무불이행 사태가 진정되지 않는다면 헤지펀드는 물론 연기금ㆍ금융기관까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고금리 채권 투자수요도 줄어들 전망이다. 기업들은 금리부담을 감당하지 못해 채권발행 규모를 축소하고 있으며 사모펀드와 기관투자가들은 금리부담이 높아지면서 기업 인수합병(M&A)에 제동이 걸렸다. 일각에서는 정크본드 투자나 금융기관 대출수요가 이제는 한계에 달한 만큼 글로벌 금융시장을 뜨겁게 달구었던 사모펀드들의 차입매수(LBO)도 점점 어려워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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