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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5월 12일] 중국 리더들의 선택

“자본의 결합뿐 아니라 기술의 결합이며, 인민감정의 교류이자 장점을 서로 채워주며 이익을 공유하고 상생하는 것이다.” 지난 8일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대만 기업들이 집중 포진해 있는 푸젠(福建)성 샤먼(厦門)을 직접 찾아가 양안의 경제화합에 대한 기대감을 이같이 거창하게 표현했다. 지금 중국과 대만은 원 총리의 수사 이상으로 양안의 경제통합이 줄 효과에 대한 기대가 한껏 올라간 모습이다. 이날 원 총리가 찾은 푸젠의 샤먼은 자신들의 자본과 기술을 대륙에 접목시키려는 대만 기업만 무려 3,300여곳이 자리잡고 있는 사실상의 ‘대만 경제해방구’. 독자 여러분들은 이날 원 총리의 전격적인 방문이벤트에 대해 대만기업 및 종업원들의 반응이 어떠했을지는 충분히 상상이 될 것이다. 참 절묘한 해법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 및 실물경기 침체에 대해 중국은 이참에 ‘60년 묵은 숙제’를 슬그머니 떨어내는 절묘한 접점을 찾아냈다. 이미 보도된 것처럼 양측은 지난달 26일 ‘3차 양안회의’ 합의를 통해 ‘중국 자본의 대만 기업 투자’를 허용하면서 60년간 이어져온 자본단절의 나머지 벽마저 완전히 허물었다. 이후 불과 일주일 만에 중국 자본의 대만 기업 투자 1호 사례가 등장했고 곧 이어 양안 경제통합을 겨냥해 푸젠성에 ‘해협서안(海峽西岸) 경제구’를 구축하겠다고 공표했다. 원 총리가 양안회의 합의가 이뤄진 후 보름을 넘기지 않고 푸젠성을 찾은 것 역시 대만에 중국의 ‘우호 제스처’를 가감 없이 받아들이라는 메시지다. 더 이상 머뭇거리거나 거리끼지 말고 양안이 속도를 내 ‘합치자’는 의미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원 총리는 대만의 진먼다오(金門島)가 보이는 샤먼 해변에 서서 수행 기자들에게 “사진 한 장 찍어주시오. 기념으로 남겨두게”라며 자신의 방문에 대해 역사적 의미를 부여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고 한다. 위기는 항상 위험요소의 크기만큼 기회를 제공한다고 한다지만 중국이 최근 펼쳐낸 양안 경제통합이라는 묘수는 ‘3000년 상술의 나라’ 중국답다는 감탄을 저절로 자아내게 한다. 우리도 양안 경제통합의 지혜를 이웃나라 중국의 선택에 대해 ‘지구촌 분쟁지역의 골칫거리 해소’라는 측면에서 마냥 축하의 박수만 보내기에는 뒷맛이 개운하지 않다. 아직은 첫걸음 수준이지만 60년간 이어져온 터부가 깨졌다는 점에 주목하면 앞으로 펼쳐질 양안의 전방위 공동작업은 상상불허의 규모와 속도로 펼쳐질 것이다. 일본과의 기술적 열위 관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중국의 가격 경쟁력에도 치이는 우리로서는 양안의 경제통합이 당장 더 커다란 위협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글로벌 금융위기 및 실물경기 침체를 맞고서도 우리 경제가 빠른 속도로 회복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은 원화가치의 저평가로 인한 환율효과 덕에 온기를 쐬고 있는 정도다. 최근 들어 원화가치는 다시 높아지기 시작해 환율효과를 즐길 수 있는 시간도 그리 많아 보이지 않는다. 되돌아보면 1997년 국가 외환위기의 혹독한 시련 속에서 우리는 기업 및 금융기관 재무구조 개선을 통해 글로벌 수준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질 수 있었다. 중국이 대만을 끌어안아 위기극복의 계기를 찾아가듯 우리도 북한과의 접점을 다시 한번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주변국과의 이해가 복잡해 쉽지 않겠지만 공동의 이해를 찬찬히 따져보다 보면 그동안 눈길을 주지 않았던 새로운 해법을 끌어낼지 모른다. 우리도 이번 위기를 기회로 돌리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왕이면 중국보다 탁월한 묘수를 찾아낸다면 더 바랄 것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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