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신용시장 경색 본격화 사모펀드, 투자은행 지원 중단에 자금조달 잇달아 무산블룸버그 "최근 5주간 35곳 차입매수 계획 포기·연기" 강동호 기자 eastern@sed.co.kr 차입매수(LBO)를 통한 사모펀드들의 자금조달이 잇달아 무산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주택담보대출) 부실로 촉발된 신용시장 경색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외신들은 26일 구미의 주요 투자은행들이 영국계 소매업체 얼라이언스 부츠와 미국의 자동차 메이커 크라이슬러 인수를 추진하는 사모펀드(PEF) 들에 대한 자금지원을 중단했다고 보도했다. 얼라이언스 부츠는 올초 미국의 대표적 사모펀드 콜버그 크라비스 로버츠(KKR)의 인수를 계기로 투자은행들로부터 90억파운드(약 180억달러)를 대출받기로 했으나 성사여부가 불투명하다. 특히 도이치뱅크와 JP모간체이스를 비롯한 6개 투자은행들은 KKR에 대한 대출금 50억 파운드(100억 달러)를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 이들 은행들은 대출채권을 매입할 투자자들을 찾지 못해 선순위 대출채권은 자체 보유하고, 17억5,000만파운드 규모의 후순위채는 이자율을 높이고 가격을 최대 5%까지 낮춰 매각할 계획이다. 미국 크라이슬러 인수를 위한 사모펀드 서버러스캐피털의 120억달러 차입 계획도 연기됐다. 서버러스는 크라이슬러를 차입매수하기 위해 JP모건체이스 등 투자은행들을 통해 이자율을 두차례나 높여 가며 차입을 추진했지만 대출 채권을 매입할 투자자들을 찾는데 실패했다. 서버러스캐피털은 지난 5월 다임러-크라이슬러로부터 크라이슬러의 지분 80.1%를 인수하는데 합의했었다. 지난 24일에는 미국내 유력 사모펀드 칼라일그룹과 오넥스가 추진해 온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앨리슨 트랜스미션을 인수하는 31억달러 규모의 대출 계획도 연기됐다. 칼라일과 오넥스는 인수대금 가운데 35억달러는 대출로, 11억달러는 정크본드로 조달할 계획이었으나 차입매수(LBO) 대출이 연기되면서 인수 계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5주 동안 차입매수 계획이 포기되거나 연기된 기업이 최소 35개에 이른다고 전했다. 이처럼 사모펀드들의 대출 계획이 줄줄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은 서브프라임모기지 관련 채권시장의 위기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위험도가 높은 채권을 사려는 투자자들이 없기 때문이다. 한 시장 관계자는 “지난 5년간 월가에서 차입매수를 위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며 “그러나 최근 서브프라임 위기로 신용시장이 경색되면서 KKR나 서버러스와 같은 대규모 사모펀드들도 투자자를 찾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최근의 주택시장 침체가 지난 30년대 대공황이래 최악이라며 내년을 지나 2009년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입력시간 : 2007/07/26 17:37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