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급 청자 매병 7억~20억… 신사임당 '초충도'는 3억선<br>안평대군 '비해당집' ·겸재 정선 '내금강'은 실재하지 않아
| 신사임당 ‘초충도’ 3억 3,000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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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자상감운학문완’ 1억 2,000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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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일신라시대 '금동여래입상' 수백만~수억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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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급 고미술품 가격은 얼마예요?”
MBC 드라마 ‘밤이면 밤마다’의 인기가 고미술품에 대한 대중적 눈길을 끌고 있다. 문화재청 단속반 김선아와 고미술품 전문가 이동건의 활약상은 극중 등장하는 실제 문화재로 인해 더욱 생동감 있게 펼쳐진다. 때문에 안평대군의 작품을 잘 모르던 시청자들도 ‘소원화개첩’이나 ‘비해당집’은 익숙한 이름이 됐다.
첫회에 등장한 ‘청자음각연화당초문매병’은 국보 97호로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돼 있다. 연꽃과 넝쿨무늬가 새겨진 고려초기 청자로 조형미가 빼어나지만 국보인 만큼 그 가치를 돈으로 매길 수는 없다. 대신 비슷한 수준의 국보급 명품 매병은 7억~20억원에 소더비와 크리스티 등 국내외 경매에서 거래되고 있다.
극중 문화재 전문가 이동건이 고양이 밥그릇으로 사용되던 것을 발견해 박물관으로 되찾아 온 ‘청자상감당초문완’. 국보 115호로 상감청자 가운데 정확한 연도(1159년)를 알 수 있는 작품으로는 가장 오래된 유물. 이와 유사한 ‘청자상감운학문완’이 지난 6월 고미술품 전문경매회사 아이옥션에서 1억2000만에 낙찰됐다.
신사임당의 ‘초충도’는 도난당했다 되돌아 온 작품으로 등장했다. 흔한 풀ㆍ벌레를 소재로 한 ‘초충도’ 중 신사임당의 것이 으뜸으로 꼽힌다. 서울옥션 경매(2006년 2월)에서 신사임당의 전칭작(傳稱作ㆍ해당 작가가 그린 것으로 전해지는 작품) 7폭 ‘초충도 화첩’이 3억3000만원에 낙찰된 바 있다. 막내아들 옥산 이우가 신사임당과 함께 초충도의 양대산맥으로 통한다. 이우의 작품은 1500만~2500만원대.
극중 일본 기업인을 위한 선물로 등장한 ‘매죽문병’은 명품일 경우 5억~20억원에 거래된다. 또 금동여래입상은 7cm짜리 소형작은 수백만 원대에 구할 수 있지만 30cm이상 대형불상은 수억 원까지 치솟는다. 금동여래입상은 대부분 삼국시대나 통일신라시대에 제작됐기 때문에 시대가 동일할 경우 크기와 보존상태에 따라 값이 달라진다.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비해당집’은 실재하지 않는다. 세종대왕의 3남으로 조선 3대 서예가 중 하나로 꼽히는 안평대군 이용의 호가 ‘비해당’이며 온전하게 전해지는 그의 문집은 극히 적다.
일본 덴리대학이 소장한 ‘몽유도원도’에 발문이 남아있으며, 국내에서 전해지는 확실한 진본은 국보 238호 ‘소원화개첩’ 뿐이다. ‘소원화개첩’은 실제로 도난 이력이 있으며 안평대군 작품의 희소성이 높기 때문에 드라마 소재로 적합했다.
극중 문화재 단속반을 애태웠던 겸재 정선의 ‘내금강’은 드라마 제작진이 제목을 붙인 그림이다. 겸재가 금강산을 소재로 한 그림을 많이 남겼지만 같은 제목의 작품은 존재하지 않는다. 겸재의 산수화는 1000만원대부터 구입할 수 있고, 서울옥션 경매(2005년 7월)에서 ‘해산정’(56ⅹ32.5cm)이 1억6500만원 낙찰됐다. 오는 28일 아이옥션 경매에 겸재의 ‘적벽도’가 추정가 5500만~8000만원에 출품된다.
고미술품 전문가인 공창규 아이옥션 대표는 “고미술시장이 위축된 지금이 오히려 작품 구매에는 적기일 수 있다”면서 “진위판단 등 공신력에 대한 우려가 고미술품 구매를 꺼리게 했으나 약간의 수수료를 감수하고 경매회사나 믿을만한 화랑을 택하면 걱정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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