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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버지니아공대 총기 난사 사건의 용의자인 조승희씨가 사건 당일인 지난 16일 약 9분 동안 170여발을 무차별 발사해 대규모 희생자를 낸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25일(현지시간) 미 경찰의 중간 수사결과 발표에서 드러났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핵심 의문점인 조승희씨와 첫 희생자 에밀리 힐스처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밝히지 못해 수사가 장기화할 수도 있다고 경찰은 예상했다. 이번 사건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스티븐 플래어티 버지니아주 경찰국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조승희가 공학부 건물인 노리스홀에서만 9분간 170여발의 총탄을 난사해 학생과 교수 등 30명을 살해한 뒤 자신의 머리에 총을 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조승희는 총격에 앞서 노리스홀의 출입문 3곳을 체인을 감아 봉쇄했다"고 발표했다. 플래어티 국장은 그러나 "조승희의 컴퓨터 파일과 휴대전화 기록, 이메일 등을 정밀 조사했으나 구체적인 범행동기를 밝혀주는 결정적 단서를 찾아내지 못했다"며 "특히 첫번째 희생자인 힐스처와 조승희의 관계를 밝히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영문과 학생인 조승희가 주로 공학강의를 하는 노리스홀을 주범행장소로 선택한 이유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버지니아공대 중앙 잔디밭에 설치됐다 사라졌던 조승희 추모석이 이틀만인 이날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당초 조승희 추모석은 33개 추모석 중 왼쪽에서 네번째 자리에 위치했으나 이번에는 나머지 32개와 다소 떨어진 장소로 옮겨졌다. 버지니아공대 대변인실 관계자는 "학생기구가 조승희 추모석을 설치하거나 제거하지 않는다"며 "학생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슬픈 감정을 표현하도록 허용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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