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제 골프매거진] 본지가 지난 12월 국내 골프전문기자와 PD 등 총 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 골프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조사 결과 선정된 10대 인물을 5차례에 걸쳐 소개한다. 3위 콘텐츠와 미디어 갖춘 골프계 버팀목
윤세영(1936년생, 대한골프협회 회장, SBS 회장, 골프구력 40년, 핸디캡 15) 국내 골프발전에 공헌한 대표적인 인물로 손꼽히는 윤세영 회장은 1992년 SBS 최강전을 창설했고, 99년에는 골프전문 방송인 SBS 골프채널을 개국했다. 2005년에는 SBS 코리안투어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2004년부터는 '한국골프의 총본산'이랄 수 있는 대한골프협회를 이끌고 있다. 대한골프협회는 선수양성, 규칙제정, 국제관계, 관련제도 개선 등 골프발전을 위한 각종 사업을 수행하고 방향을 제시하는 대표적인 공익단체다. 윤 회장의 골프에 대한 애정은 정평이 나 있다. SBS는 1990년대 초반 국내 방송사로는 처음으로 'SBS 금요골프'라는 골프중계 프로그램을 편성하기도 했다. 당시 분위기로는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 덕분에 박세리와 최경주의 해외 활약상이 골프팬들의 안방에 생생하게 전달될 수 있었다. "골프는 여러 가지 장점을 가진 스포츠다. 골프의 정신은 인간에 대한 신뢰, 자율성, 남을 위한 배려 등이라 볼 수 있다. 이처럼 골프는 신체뿐 아니라 정신수양에도 좋고 70대에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운동이다"라는 말에서 그의 골프사랑이 배어난다. 그가 골프에 관심과 투자를 아끼지 않는 이유는 스포츠이자 산업으로서 골프가 갖는 중요성 때문이다. "골프는 건강과 즐거움을 충족시키는 스포츠이자 레저와 마케팅 시장을 형성시키는 토대다. 골프가 진정한 대중스포츠로서, 또 산업으로서 발전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지난해 대한골프협회 15대 회장에 만장일치로 선출되어 2012년까지 협회를 이끌게 된 윤 회장은 당시 취임사에서 밝힌대로 골프장 중과세 등 각종 현안을 해결하고 골프를 유망산업으로 발전시키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다. 응답자들은, 미디어를 운영해오면서 다양한 골프중계와 더불어 SBS 코리안 투어 창설, LPGA SBS오픈 및 태영배 한국여자오픈 등 대회 개최와 활성화를 통해 골프 대중화에 큰 기여를 하고 있는 데 높은 점수를 줬다. 여기에 한국 골프계를 대변하는 행정기관인 대한골프협회의 수장으로서 각종 정책수립, 주니어 육성, 아마추어 대회개최 등에도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결단력 있고 리더십이 강한 인물이다. 방송사의 막내로 태어난 서울방송을 전국방송사처럼 지상파 3사의 하나로 성장시킨 전략과 추진력은 놀라울 정도다. 또한 사회적 지위에 걸맞는 책임감 있는 자세를 견지하는 모습도 돋보인다. SBS 코리안투어도 그런 맥락에서 진두지휘한 것으로 안다." - 배재성(KBS 스포츠취재팀 부장) 4위 박세리는 박세리다!
박세리(1977년생, 1996년 프로입문, 미국 LPGA 통산 24승, 메이저대회 4승, 2007년 LPGA· KLPGA 명예의 전당 입회) 박세리의 이름 앞에 붙는 수식어는 단 하나다. 바로 ‘골프여왕’이다. 1996년 프로에 입문한 그녀는 1997년 LPGA 퀄리파잉스쿨을 수석으로 통과하고 이듬해 LPGA 무대에 발을 내디뎠다. 그리고 그해 7월 연장접전 중 ‘맨발투혼’을 보이며 메이저 대회인 US오픈을 LPGA 사상 최연소로 석권했다. 외환위기로 힘들어 하는 국민들에게 그녀는 ‘코리안 특급’ 박찬호와 함께 하면 된다는 희망을 보여줬다. 그해 신인왕을 거머쥔 그녀는 이후 상위권을 꾸준히 유지하며 LPGA 통산 24승, 메이저대회 4승을 거뒀다. 또한 ‘박세리 신드롬’과 골프 붐을 일으켜 국내 골프계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현재 국내외 필드를 강타하고 있는 ‘박세리 키즈’가 그 증거다. 박세리는 LPGA에서 뛴 11년 동안 총 1,015만3,220달러를 벌어 들여 애니카 소렌스탐, 캐리 웹, 줄리 잉스터, 로레나 오초아에 이어 통산 상금랭킹 5위에 올라 있다. 이런 기록들이 더욱 대단한 까닭은 그녀의 앞에는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많은 선배들이 도전했지만 눈부신 활약을 펼친 이는 그녀가 최초였다. 한국여자프로골프에서 LPGA를 개척한 선구자인 것이다. 그 뒤에는 남모를 애환과 고통, 그리고 값진 땀이 있었다. 명예의 전당 입회식에서 그녀는 이런 감동적인 연설을 했다. “모든 사람들이 나를 한국여자골프의 선구자라고 말한다. 선구자는 정말 힘들고 압박감도 심하다. 그러나 내 뒤를 따르는 많은 후배들에게 올바른 길, 최선의 길을 열어줘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꼈고 그게 나를 더 강하게 만들었다.” 응답자들은, 대부분 추천 이유에 대해 깊게 거론할 필요조차 없다는 반응들이었다. 그녀의 업적을 가장 대표적으로 나타내는 명예의 전당 입회자라는 추천도 많았다. 대한민국 골프 전도사이며 골프한류의 원조, 현재의 ‘박세리키즈’를 만든 주인공이라는 점도 한몫을 했다. “국내 골프를 국제화시키고 골프를 대중 안으로 끌어들인 장본인이다. 아울러 IMF 구제금융으로 어려운 시기에 국민에게 희망을 주기도 했다.” - 이종현(레저신문 편집국장)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