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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앤 조이] 100돌 맞은 한국만화, 부활을 꿈꾼다

드라마·영화·웹툰 등 '문화의 씨앗'으로 진화<br>정부 "산업규모, 4년내 2조원까지 끌어 올린다"… 원고료 개선 등 시급



"책 갈피 사이에 피어난 곰팡이가 풍기는 쾨쾨한 냄새, 벽면을 가득 채운 무협지와 순정만화, 책장을 넘기는 소리, 웃음을 참지 못하고 키득거리는 학생들…" 30~40대라면 누구나 기억하고 있을 추억 저편 만화방의 모습이다. 일명 '대본소'라고도 불리는 만화방은 70~80년대 마땅한 놀거리나 휴식 공간이 없는 학생들에게 유일한 휴식처이자 맘껏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해방구'였다. 젊은 시절이 지나면 기억속 편린으로 사라지기 쉬운 만화가 최근들어 연극이나 영화, 드라마로 만들어지는 사례가 늘면서 다시 생활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한국만화 100돌을 맞는 올해는 정부 차원의 만화 육성방안이 발표되고 국내외 홍보나 기념 사업도 풍성하다. 한국 만화가 전국민의 사랑을 받고 세계 시장에서도 위상을 높여 부활의 꽃을 피우는 새로운 세기를 열지 주목된다. ◇만화의 끝없는 진화 과거 책으로 보던 만화는 인쇄 매체라는 틀을 깨고 연극, 영화, 드라마 등의 매체를 만나면서 문화 산업의 '씨앗'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또 디지털 시대에 맞게 웹툰으로 진화하기도 하고 게임에 활용되기도 한다.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꽃남 신드롬'을 일으킨 드라마 '꽃보다 남자'는 원작인 만화에까지 관심이 이어졌다. 지난 92년부터 2004년까지 일본 만화 잡지를 통해 연재된 '꽃보다 남자'는 대만과 일본에서 드라마로 만들어진 후 이번에 국내에서도 드라마로 제작된 것이다. 드라마 방영 이후 인터넷 서점 '리브로' 등에서 '꽃보다 남자' 만화책 판매량이 평소의 20배 이상 급증했다. 몇 년전만 해도 문학성이 뛰어난 소설이나 로맨스 판타지 소설이 드라마 소재로 주로 활용됐으나 2~3년전부터 만화가 드라마 소재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궁(박소희), 다모(방학기), 풀 하우스(원수연), 식객(허영만), 타짜(허영만), 불량주부(방학기), 쩐의 전쟁(박봉성) 등의 인기 만화가 드라마로 만들어졌다. 올들어서만도 '꽃보다 남자' 이외에 고 고우영 작가의 '돌아온 일지매'가 현재 방영중이며 얼마 전에 바람의 나라(김진)가 종영됐다. 연내 드라마로 선보일 이현세 작가의 '2009 공포의 외인구단'은 일본에서도 '스트라이크 러브'라는 제목으로 방영될 예정이다.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급격히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서 만화는 인터넷 만화, 즉 웹툰으로도 진화했다. 웹툰 작가들의 활약에 힘입어 웹툰은 여전히 드라마, 연극, 영화의 원천이 되고 있다. 대표적인 온라인 1세대 작가인 강풀은 '순정만화'로 인터넷을 달군후 책으로 출간하더니 2005년에는 연극 무대에도 올렸다. '누들누드'로 신선한 충격을 몰고온 양영순도 인터넷으로 지평을 넓혀 '아색기가', '란의 공식' 등을 포털 사이트에 연재하며 만화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았다. 강풀의 '아파트'는 2006년 고소영 주연의 영화로, '바보'는 2008년 차태현ㆍ하지원 주연의 영화로 각각 재탄생했다. ◇신세기 여는 한국만화 정부는 100돌을 맞은 한국 만화를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문화 콘텐츠로 키우기 위해 앞으로 5년간 1,425원의 예산을 투입하겠다는 만화 진흥정책을 올초 발표했다. 이를 통해 현재 8,600억원에 불과한 만화산업 규모를 2013년 2조원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올해는 만화의 문화적ㆍ산업적 기능을 한데 모은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오는 9월 부천에 탄생, '만화 산업의 메카'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만화영상진흥원은 만화의 기획, 전시, 창작, 생산, 소비 등의 일괄 지원 시스템을 통해 한국 만화의 국제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해외에 한국 만화를 알리는 홍보 활동을 강화하고 각종 기념사업도 추진한다. 이달초 프랑스 앙굴렘에서 열린 만화 페스티벌에서 유럽 진출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되는 김진, 박소희, 김병수, 윤태호, 심승현, 소복이, 오연 등 한국 만화가 7인의 특별전시회를 열었다. 이어 프랑스 파리 한국문화원에서는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고 한국문화원이 후원하는 '2009 한국만화 유럽 특별전'을 마련했다. 콘텐츠진흥원은 또 유럽 만화 시장 공략을 위해 오는 3월 이탈리아 볼로냐 국제도서전에서도 한국만화특별전을 개최하고 5월에는 영국 한국문화원에서 만화 특별전을 운영할 계획이다. ◇시장환경 개선도 시급 만화를 원작으로한 영상물이 활발하게 제작되는 진화 속에서도 대다수 만화가들이 체감하는 창작현실은 여전히 열악한 상황이다. 부천만화정보센터가 지난해말 만화계 종사자 140명을 대상으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38%는 낮은 원고료, 32%는 자신의 작품을 연재할 공간 부족 등으로 창작의 어려움을 겪는다고 답했다. 신경순 한국만화가협회 사무국장은 "만화 잡지가 10개도 안되는 상황에서 온라인 연재가 그나마 가능한 유통 수단이기 때문에 신인 작가 상당수가 무료로 작품을 연재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대중들의 만화에 대한 시각도 다른 시각 장르와 비교할 때 저평가돼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보다 치열한 작가들의 창의력과 장인정신이 요구되고 있다. '아기공룡 둘리'의 김수정 화백은 "작가로서 긴 생명력을 갖기 위해서는 인내와 자기 성찰 등을 통해 자신에게 철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화백은 "만화가 세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 하지만 글로벌 경쟁력의 진정한 의미는 한국적인 문화와 생활 방식을 보여주면서도 인류의 공통된 감성을 자극, 감동을 주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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