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 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지표가 일제히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내수부진이 지속되고 있는데다, 미국의 금리인상과 고유가 등의 영향으로 성장동력인 수출마저 둔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2월 산업생산량이 급락하고 있는 것. 미국의 3월 소비자신뢰지수도 금리와 유가에 대한 불안으로 예상보다 큰 폭으로 하락, 아시아 국가들의 수출 타격이 우려된다. 아시아 경제가 본격적인 회복세를 타기도 전에 다시 경기침체의 ‘덫’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30일 지난 2월 산업생산이 1월에 비해 2.1%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감소 폭은 당초 전문가들의 전망치(1.1% 감소)를 크게 넘어서는 것이다. 내수 부진이 여전한데다 수출 둔화까지 겹치면서 전자기계와 일반기계, 전자장비 분야의 생산이 저조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지난 1월까지 3개월 연속 증가했던 월별 출하량도 2월엔 3.8% 떨어졌으며, 재고량 역시 1.4%가 많아져 두 달 연속 증가세를 기록했다. 일본의 2월 수출은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1.7% 증가하는데 그쳐 지난 1년 동안 가장 적은 증가 폭을 기록했다. 국내총생산(GDP)의 50% 이상을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대만 역시 올들어 수출 증가율이 둔화되면서 산업생산량이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 1~2월 두 달 동안 대만의 수출 수주 증가율이 지난 1년래 최소 수준에 그치면서 2월 산업생산량은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나 감소했다. 미국으로부터의 수출 수주량은 지난 12월 한달 동안 37%나 증가했지만 1월과 2월을 합쳐서는 21% 증가하는데 그쳤다. 수출 증가율 둔화가 뚜렷해지면서 대만 정부는 올해 GDP 성장률을 당초 4.6%에서 4.2%로 하향 조정했다. 싱가포르 역시 전자 업종 등의 수출 부진으로 2월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9.8% 하락, 2개월 연속 산업생산이 위축됐다. 아시아의 성장엔진인 중국도 지난 1월 산업생산량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8.9%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12월 증가율 14.4%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최근 3년래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블룸버그 통신은 아시아 국가들의 산업활동이 이처럼 일제히 위축되고 있는 것은 ▦고유가 ▦미국의 금리 인상 ▦중국의 경기억제 정책 등으로 수출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고유가가 지속되고 금리인상 추세가 계속될 경우 수출이 더욱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금리 인상으로 모기지론 리파이낸싱이 어려워지고 가솔린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미국의 소비자 심리지수가 크게 하락, 아시아 국가들의 수출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미국의 컨퍼런스보드는 29일(현지시간) 미국의 3월 소비자신뢰지수가 지난 달 104.4에서 102.4로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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