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입 다문 박근혜 속마음 반영?

친박계 의원들, 4대강 사업 엇갈린 입장속 감세는 철회에 무게<br>국정 부담 안주려 말 아꼈지만<br>민주 등 입장표명 요구 거세<br>감세 의견 간접적으로 밝힐수도

박근혜(왼쪽) 전 한나라당 대표가 5일 국회 본회의에 참석, 한나라당 최고위원인 나경원 의원과 인사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한나라당 내 친박근혜계 의원들은 4대강 사업에 찬반 엇갈린 입장을 보이는 반면 이명박 정부의 감세안에 대해서는 철회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이는 차기 대선 유력주자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정치권의 핵심이슈인 4대강사업과 감세안에 대한 입장표명을 유보하는 가운데 박 전 대표의 의중을 가늠할 수 있는 잣대로 분석된다. 현재로서는 이명박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가 지난 8월21일 독대회동을 갖고 이명박 정부의 성공과 정권 재창출에 노력하기로 합의한 뒤 화해 모드에 들어간 상황에서 박 전 대표가 섣불리 민감한 두 가지 이슈에 입장을 내놓을 가능성은 낮다. 박 전 대표는 8월 이 대통령과의 단독회동을 전후해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부담이 돼서는 안 된다"는 원칙하에 주요 현안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국회와 당 안팎의 상황이 점차 박 전 대표가 직접 의사표시를 하지 않더라도 친박계 의원들의 입장을 통해 간접적이나마 의사를 표할 수밖에 없는 쪽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감세철회ㆍ4대강 사업 문제는 오는 11~12일 예정된 서울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정치권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이달 하순을 전후해 감세철회 논의를 위한 의원총회를 열 예정이고 야당 15~17일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에서 감세철회를 적극적으로 주장할 계획이다. 더욱이 박 전 대표는 6월부터 조세문제를 다루는 기획재정위로 옮겨 국정감사에서 친서민 복지정책 등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어떤 식으로든지 감세에 대한 입장정리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또 15일부터 시작되는 예산안 심의에서 핵심이슈가 4대강사업이라는 점도 박 전 대표를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유시민 참여정책연구원장과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 등 야권은 그의 입장표명을 요구하고 있다. 박 전 대표에 경제정책을 자문하는 이한구 의원은 "재정건전성 악화가 심각해 내년에는 기금 등에서부터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며 "법인세 말고 소득세 최고세율 인하를 철회하는 게 맞지만 정치적 이슈로 변질된 만큼 감세 철회가 어렵다면 종합소득과세표준 최고기준(8,800만원) 위의 구간을 신설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밝혔다. 박 전 대표의 또 다른 경제분야 자문역인 이혜훈 의원은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재정적자가 급증해 재정건전성 강화에 힘을 쏟아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박 전 대표의 과거 비서실장으로 경제 분야를 자문하는 유승민 의원은 "(최근 박 전 대표가 복지를 부쩍 강조하는 상황에서) 복지 확대를 주장하려면 감세 공약은 거둬들이는 게 맞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처럼 친박계 경제통들은 박 전 대표가 2007년 대선 경선에서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우고)'를 강조했으나 이미 감세가 많이 이뤄진데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재정투자를 과도하게 하면서 국가부채와 재정적자가 최악의 상황이라는 공통된 인식을 갖고 있다. "박 전 대표가 입장을 밝히면 국정운영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주요 현안에 가급적 입장표명을 하지 않는 것이 맞지 않겠느냐(서병수 최고위원)"는 게 친박계의 공식적 입장이지만 박 전 대표가 감세 기조에 대해 재검토 필요성을 갖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만 4대강 사업에 대해서는 박 전 대표가 2007년 경선과정에서 강도 높게 한반도 대운하 계획에 반대한 바 있어 연내 통일된 입장을 내놓기는 이르다는 분석이다. 지금은 4대강살리기 사업으로 성격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친박계 의원들도 영남권에서는 "대운하와는 완전히 다르다(이한구 의원)" "낙동강 등을 살리기 위해 꼭 필요한 사업(김성조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이라며 찬성 쪽이 많고 수도권에서는 "침묵의 의미를 정말 모르겠느냐(이혜훈 의원)"며 4대강사업이 국정의 최우선과제로 추진되는 현실에 대해 탐탁지 않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이한구ㆍ이혜훈 의원은 "자꾸 입장표명을 요구하지만 대통령과 국정동반자가 되기로 한 상황에서 말하기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지 않느냐"며 "정책적 사안을 정치화하려 해서 안타깝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