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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재철 무역협회 회장
입력2004-10-26 17:27:56
수정
2004.10.26 17:27:56
수출 2,000억弗시대 디딤돌 "기업환경 개선해 투자 유도 시급"<br>내년 3,000억弗돌파…소득 2만弗 시기 장담못해<br>中企 고부가 부품·소재개발등 지속적 지원 절실
[인터뷰] 김재철 무역협회 회장
수출 2,000억弗시대 디딤돌 "기업환경 개선해 투자 유도 시급"내년 3,000억弗돌파…소득 2만弗 시기 장담못해中企 고부가 부품·소재개발등 지속적 지원 절실
김재철 무역협회 회장
“수출이 내년에 3,000억달러, 2007년에 4,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입니다. 하지만 수출이 늘어도 국민소득 2만달러는 언제 달성할지 장담하기 어렵습니다.”
김재철 무역협회 회장은 26일 ‘수출 2,000억달러 돌파’를 기념해 가진 인터뷰에서 “수출 4,000억달러가 이뤄지면 ‘소득 2만달러 시대’가 열릴 것으로 생각했으나 내수성장이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어 현 추세로는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출과 내수경기 사이의 괴리현상에 대해서는 “수출증가가 소비ㆍ투자 등 내수확대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는 것이 지난 80년 이후 지난해 처음 발생했으며 올해 수출증가율이 지난해의 2배 수준이지만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김 회장은 또 “기업들이 보수적 경영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부품 및 설비의 해외 의존도는 더욱 증가하고 있다” 면서 “국내기업이 투자확대에 나서도록 기업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중소기업의 고부가 부품ㆍ소재 개발에 지속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내년 수출증가세가 올해보다는 둔화되겠지만 20% 정도 성장률은 가능할 것” 이라며 “내년에는 한국 수출이 3,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고유가에 환율마저 불안한데 내년 미국경제 성장률도 올해의 4%대에서 2~3%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보여 경제 버팀목인 수출마저 위기를 맞을 수 있다”면서 “수출환경 악화를 감안해 기업들이 내실화에 중점을 두면서 다음 차례의 호황기를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최근 대통령과 함께 러시아ㆍ인도ㆍ베트남 등을 방문한 김 회장은 “인도ㆍ베트남 등에서 한국 상품의 인기가 선풍적인 데 놀랐다”면서 “신흥시장을 선점하고 지속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중소기업의 현지 진출도 활발해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특히 “‘자유무역협정(FTA)’이 향후 수출과 한국경제 성장에 필수적인 도구”라고 강조한 뒤 “동시 다발적인 FTA가 세계 각국과 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우리나라는 FTA 측면에서는 후발주자”라며 “경제적 측면뿐 아니라 정치ㆍ사회 부문에서도 FTA 추진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앞으로 한국을 먹여 살릴 신성장 산업으로는 ‘생명과학’ 산업을 꼽았다.
김 회장은 “국내 의료, 약학 분야에는 세계적으로도 경쟁력이 있는 뛰어난 수재들이 많다”면서 “황우석 교수가 줄기세포 치료술 등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는 것처럼 이 분야의 기초연구도 탄탄해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산업은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것으로 정책적으로 육성하려던 시도들은 일본 등에서 보듯 성공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동원그룹 회장이기도 한 그는 최근 재계의 투자부진 원인을 “기업이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지 못하면서 투자리스크를 감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 뒤 노사분규, 과도한 규제, 반기업 정서 등도 한 요인으로 꼽았?그는 타개책으로 “기업인이 위험을 감수하면서 진취적인 기업가정신을 발휘할 수 있도록 실패도 감싸줄 수 있는 사회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외국자본에 대한 우대정책의 문제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외국자본에는 국내 금융기관들을 넘겨주면서 우리기업의 접근은 제한하고 있다”며 “우리 기업들은 세금을 내지만 칼라일과 같은 외국 투기자본은 한미은행 등에 투자해 수천억을 벌고도 세금을 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 회장은 “우리가 엄청나게 비싼 수업료만 내고 있는 셈”이라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이어 “문화산업이 핵심 성장동력”이라며 “삼성동 무역센터 옆에 난타 전용극장을 건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역센터와 코엑스 일대가 상업시설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며 전용극장의 설립 배경을 설명하고 “현재 컨셉트 설계가 마무리된 상태이며 지난달 무역센터 내에 최첨단복합공연장인 코엑스아트홀을 건립한 데 이어 난타 전용극장까지 들어서면 무역센터 일대는 문화공간으로서의 이미지가 변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는 46년 설립 수출한국의 '내조자'
한국무역협회는 지난 46년 설립 이후 다방면에서 수출증대를 위한 지원 및 첨병 역할을 하며 '수출한국의 내조자' 역할을 해왔다.
해방직후 혼란한 무역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당시 105개의 무역업체로 창립된 무역협회는 중국 정크무역선과의 가격협정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수출알선과 대행은 물론 수출조합 결성을 주도하는 등 수출진흥에 앞장서기도 했고 무역상의 애로가 생길 때마다 회원사의 의견을 수렴, 정부에 건의해 반영함으로써 업계의 이익을 옹호해왔다.
이후 60년대에 들어 뉴욕과 홍콩, 함브르크 등에 해외지부를 만들고 홍콩에 코리아센터를 설치했으며 일본 및 미국의 경제계와의 교류확대를 위해 한ㆍ일, 한ㆍ미경제협의회를 창립하기도 했다.
이어 70년대에는 오일쇼크와 세계경기의 후퇴 속에서 수출신장을 위해 대구지부와 전주지부를 개설하는 한편 미국에 대한 수출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뉴욕에 한국센터를 설립했다.
신보호무역주의가 본격 확산되던 80년대에는 무역클레임 처리를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대한상사중재원을 인수해 확대 개편하는 한편 수출입절차 간소화에도 큰 힘을 쏟았다. 이후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초에 걸쳐 사무동과 전시장ㆍ호텔ㆍ쇼핑센터 및 도심공항터미널까지 갖춘 '한국종합무역센터'를 개관, 명실공히 한국수출의 본산으로 자리잡았다.
무역협회는 수출지원 역사를 발판 삼아 21세기 지식기반경제 시대를 맞아 새로운 변신을 꾀하고 있다. 국제수준의 전문전시회 개최, 전자무역(e-Trade) 인프라 구축, 글로벌 무역전문인력 양성,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한 조사ㆍ연구 확충, 무역업체에 대한 서비스 강화 등을 5대 역점사업으로 정해 역량을 기울이고 있다. 여기에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에 맞춰 경쟁력 있는 경제단체로 거듭나겠다는 김재철 회장의 의지가 담겨 있다.
수출 2,000억불 의미-G7이어 세계강국 반열에
수출 2,000억달러 돌파로 우리나라는 명실상부한 수출강국의 반열에 올라서게 됐다.
수출실적으로 보면 세계 11위로 지난해 12위에서 한단계 뛰었다. 하지만 벨기에와 네덜란드는 중계무역이 많아 실질적인 수출규모에서는 우리나라가 서방경제 선진국(G7)과 중국에 이어 9위 수준이다. 세계 최대의 국토면적을 자랑하는 러시아보다, 세계 최대 자원수출국이 밀집한 남미 국가들을 모두 합친 것보다도 많다.
이를 하루 평균 수출액으로 환산하면 8억9,000만달러로 원화로는 1조원을 웃돈다. 자장면 3억그릇, 쌀 625만가마, 중형차 5만대 가격에 상당한다. 2,000억달러 수출은 국민 1인당 4,167달러를 수출한 셈이다.
손철 기자 runiron@sed.co.kr
입력시간 : 2004-10-26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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