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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1월 3일] 새해에 할 것들
입력2009-01-02 16:42:03
수정
2009.01.02 16:42:03
한 해가 가고 어김없이 새해가 밝았다. 사실 해가 바뀌었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다. 그렇지만 우리는 새해에 특별한 의미를 둔다. 달력을 정성스레 걸고 한 장씩 넘겨보며 한 해를 설계한다. 해맞이를 위해 멀리 동해안까지 가서 소원을 빌기도 한다. 새로운 목표를 세우고 굳은 다짐을 해본다.
그런데 한 겹 들춰보면 여기에도 유사한 점이 있다. 올해 목표로 한 것 중 많은 것이 지난해에도 목표로 세웠던 것이라는 점이다. 흐지부지된 이유야 많겠지만 목표가 즉흥적이고 반성이 철저하지 못했던 것이 가장 컸을 것이다.
일례로 고유가를 들어보자. 지난해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000원을 넘나들 때만 해도 너도나도 자가용 사용을 줄이고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겠다고 마음 먹었다. 이로 인해 자전거가 불티나게 팔리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유가가 급락하자 거리는 다시 자동차들로 넘쳐나고 있다.
자동차 없으면 못사는 미국인도 마찬가지인 듯하다. 에너지 절약형 자동차인 하이브리드 차량은 한때 없어서 못 팔 정도였지만 불과 몇 달 사이에 인기가 곤두박질쳤다. 유가가 떨어졌는데 굳이 그린카를 살 필요가 없어진 것도 이유이지만 천정부지로 치솟는 유가로 고통 받던 기억을 벌써 잊은 탓도 있다.
고질병과도 같은 망각증에 경종이라도 울리는 듯 새해벽두부터 들려오는 소식은 심상치 않다. 배럴당 30달러선까지 떨어졌던 국제유가가 며칠 새 50달러선까지 치솟았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분쟁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천연가스 수출을 중단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이 문제가 해결된다고 해서 안심할 것은 아닌 듯하다.
외신들은 전세계 석유의 40%를 공급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에 돌입한 만큼 사소한 이슈에도 유가가 출렁거릴 수 있다고 전한다. 세계경제가 회복할 것으로 예상되는 몇 년 후에는 공급감소로 지난해를 능가하는 초고유가 시대가 다시 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고유가의 악몽을 떠오르게 하는 소식이다. 하지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닐 터이다. 올해 목표에 ‘에너지 절약’을 넣지 않았으면 지금이라도 추가해보기를 권한다. 당장은 행동에 옮기기가 쉽지 않겠지만 인내를 갖고 실천하다 보면 올해가 가지 전에 만족감에 웃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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