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부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전력 부족 현상이 심각해 금ㆍ백금ㆍ석탄등의 국제 원자재 가격이 앞으로 상당기간 큰 폭으로 오를 전망이다. 2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남아공 전력 공급의 90%를 담당하는 국영 전력 회사인 에스콤이 전력부족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광산회사에 지난주 광산회사에 단전조치를 취했다. 주요 금광 및 석탄 회사들이 앞으로 3~4주일간 완전 조업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금ㆍ백금ㆍ석탄등 광물 가격이 급상승할 전망이다. 국제 석탄시장 조사 업체인 맥클로스키에 따르면 올들어 석탄가격은 지속적으로 올라 지난 18일 현재 1톤당 131.25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9월경 톤당 90달러정도였음을 감안하면 5개월도 채 안 되는 기간에 45%가량이 오른 셈이다. 또 최근 런던금속거래소에서 2월 인도분 금값은 온스당 923.40달러, 뉴욕상업거래소에서 플라티늄 가격은 온스당 1,693달러를 기록하며 각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주요 광물의 급등세가 지속되고 있다. 남아공의 전력 부족 현상은 지난해 남아공 경제 성장률이 30년 만에 최대치인 5.4%를 기록하면서 전력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 여기에다 세계적으로 원자재에 대한 수요도 급증하면서 광산들이 풀가동됐고, 그 결과로 전력의 수급 불균형이 심해졌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남아공 정부가 그간 새로운 발전소를 건립하는 등 전력 분야에 대한 투자에 소홀했던 것도 문제를 키웠다. 남아공은 지난해 중국에 밀려나긴 했지만, 지난 1세기 동안 세계 1위의 금 생산국이다. 백금 생산량은 세계 시장의 80%, 로듐은 70%를 점유할 정도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에스콤의 단전조치로 광물 업체가 연쇄적인 조업 중단에 나섬에 따라 남아공의 광물 수출이 줄면서 원자재 가격의 폭등을 부르고 있는 것이다. 에스콤의 단전조치로 일부 시민들이 전기공급을 받지 못하고 있으며, 남아공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대처하고 있다. 문제는 이번 단전 조치가 일과성이 아니라 만성적인 골치거리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남아공의 전력 예비율은 4%로 국제기준인 15%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 남아공 정부는 전력부족 현상이 오는 2010년 열리는 월드컵 경기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지만, 새로운 발전소가 건립되는 오는 2013년에야 충분한 전력이 공급될 전망이다. 에스콤은 전력 수급을 맞추기 위해 앞으로 5년간 발전소 건립 등에 43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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