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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해하기 어려운 대기업 지분 공개

[사설] 이해하기 어려운 대기업 지분 공개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대기업집단의 소유지분구조 매트릭스'는적은 지분으로 막강한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는 대기업그룹의 지배구조를 잘 보여준다. 자료에 따르면 총수들은 평균 2%도 안되는 지분으로 수십개에 달하는 계열사에 대한 경영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은 지분으로 이른바 황제경영으로 불릴 정도로 막강한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순환출자 때문이다. 계열사에 의해 가공자산을 만들어나감으로써 적은 지분으로도 그룹 전체에 대한 경영권 행사가 가능한 것이다. 공정위가 발표한 대기업집단의 이 같은 소유지분과 경영권과의 괴리는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 같은 소유지배구조는 나름대로 긍정적인 역할을 한 것도 사실이다. 오너 중심의 강력한 경영권행사는 신속한 의사결정과 대규모 사업을 위한 인적ㆍ물적 자원투입을 용이하게 함으로써 우리 경제의 고도성장을 가능케 했다. 그러나 외환위기를 계기로 뼈저리게 경험했듯이 선단식 경영은 위기가 닥쳤을 때 그룹 전체를 부도위험으로 내몰리게 하는 등 문제점도 적지않다. 아울러 소수지분을 근거로 거대한 대기업집단에 대해 전횡적인 경영권을 행사하는 것은 글로벌스탠더드에 맞지 않는다. 이런 측면에서 순환출자 방식에 의한 소유지분과 경영권과의 괴리현상은 점진적으로 개선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정위가 굳이 '재벌그룹의 지분족보'를 만들어 공표할 필요까지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필요한 사람은 이 같은 정보를 충분히 얻을 수 있는데다 지배구조의 잘잘못은 궁극적으로 시장에서 평가할 문제이기 때문이다.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다면 기업가치가 그만큼 저평가될 것이므로 정부가 나설 이유가 없는 것이다. 더구나 반기업정서 등으로 국내기업들의 사기가 크게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이처럼 민감한 자료를 만들어 홍보하는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해결될 문제를 들추어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에 찬물을 끼얹는 처사는 지양돼야 한다. 입력시간 : 2004-12-28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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