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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동유럽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루마니아는 유럽에서도 가장 가난한 나라에 속한다. 지난 80년대 말 공산주의에서 벗어난 뒤에도 아직 뚜렷한 성장산업을 키우지 못했고 정치체제 역시 아직 과도기적인 상황에 놓여 있다. 이런 루마니아가 9일 온통 축제 분위기에 휩싸여 있었다. 부쿠레슈티 시내 곳곳에서는 다양한 행사가 열렸고 길은 오가는 차로 인해 정체하기 일쑤였다. 5월9일은 ‘유럽의 날’로 유럽연합(EU) 통합 이후 전유럽 대륙이 다 같이 축제를 즐기는 날이다. 하지만 프랑스 등 서유럽에서는 유럽헌법이 부결되면서 완전히 ‘김 빠진’ 행사가 진행된 반면 오히려 EU 가입도 안된 동유럽 국가 루마니아는 온통 들뜬 모습이었다. 이처럼 루마니아가 기대감에 부푼 것은 16일 EU집행위원회가 루마니아와 불가리아의 EU 회원국 가입여부 판정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날 두 나라는 내년 1월1일 EU에 가입할지, 아니면 1년이 연기될지 갈림길에 놓이게 된다. 가난한 동유럽국가가 EU에 편입할 경우 생기는 이득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에서도 환경 및 인프라 구축을 위해 EU로부터 받는 지원금 규모는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루마니아의 경우 7년간 약 300억유로, 즉 36조원을 받을 것으로 예상돼 벌써부터 이를 노린 외국기업의 눈길이 뜨겁다. 유럽의 성공적인 통합과 별개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유럽합중국이 커가면서 우리에게 떨어지는 사업 기회다. EU 회원국으로 가입한 동유럽 국가는 이제 무관세ㆍ인건비 혜택으로 외국기업을 속속 유치하면서 ‘늙은’ 유럽의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폴란드ㆍ헝가리ㆍ슬로바키아 등 신(新)EU 회원국은 이미 한국 기업의 유럽 전초기지로 인정받고 있을 뿐 아니라 서유럽에 남아 있는 공장의 이전지로도 검토되고 있다. 동유럽 지역은 한 지역에만 집중된 한국 기업들의 투자 위험을 분산시키는 역할도 할 수 있다. 최근 오일머니를 흡수하기 위해 중동에 집중적으로 진출하고 있는 건설 분야도 중동 특수가 끝난 후를 생각해본다면 동유럽의 노후시설과 주택을 단순히 넘겨보아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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