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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국산기계 日수출 확대기회
입력2006-09-27 18:11:48
수정
2006.09.27 18:11:48
일본 경제는 지난 80년대의 버블 경제 이후 잃어버린 10년이란 긴 불황의 늪을 지나 한층 다져진 경쟁력으로 다시금 그 날개를 펴고 있다.
2005년에 최근 10년 새 최고치인 3.2%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해 뚜렷한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을 뿐 아니라 불경기로 움츠렸던 일본 국내 산업설비투자 또한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일본 내 설비투자는 90년대 해외설비투자 증가에 따른 산업구조조정의 여파로 저조한 양상을 보였지만 2003년 이후 해외설비투자와 국내투자 모두 증가하고 있다.
日경기 좋아 설비투자 급증세
일본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2003년 이후 3년 연속 일본 국내 설비투자는 두자리 숫자로 증가하고 있다. 제조업 설비투자는 2004년 전년 대비 14.7% 증가한 데 이어 2005년에 16.6%나 늘어났으며 올해에도 24.3%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일본 일반기계류 수출은 2001년부터 2004년까지 4년간 연평균 23.2% 증가하며 수입증가율 15.6%를 크게 웃돌았다. 2005년에도 대일 수출이 전년 대비 26.7% 증가한 반면 대일 수입은 2.3% 증가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금액으로 보면 2005년에 대일 일반기계 수출은 26.7% 증가한 19억3,7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입은 증가율이 2.3%에 불과하지만 금액으로는 70억1,800만달러에 달해 무려 50억8,100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셈이다. 이는 우리나라 전산업 대일 무역역조액 243억7,600만달러의 28.8%에 달하는 것으로 일반기계의 대일 무역역조가 심각함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우리나라 일반기계의 세계 1위 수출시장은 중국으로 2005년에 63억9,000만달러의 무역 흑자를 보였지만 중국으로부터의 무역 흑자 80% 수준을 일본에서 적자를 보고 있다. 다시 말하면 일반기계는 중국에서 벌어 대부분을 일본에다 주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우리는 첨단설비 및 핵심부품의 대일 의존도가 높고 지리적ㆍ문화적으로 수십년간 기술 종속이 지속돼 수출 규모보다는 수입 규모가 훨씬 커 무역구조상 기계산업 분야에서의 대일 무역역조 개선은 쉬운 일이 아니다.
돌이켜보면 우리나라 기계산업은 60~70년대에 거의 불모지나 다름없었으며, 73년 중화학공업 선언 이후 기간산업, 건설 등에서 산업구조 고도화의 기틀을 다지기 시작했다. 이때에는 많은 생산설비가 필요했지만 국산 기계류가 전무해 대부분 외국산 기계, 특히 일본산 기계의 수입으로 모든 제품을 생산했다.
이러한 외산 기계류 수입은 공업화를 이루는 데는 기여했지만 기계산업에서 큰 폭의 무역 적자를 보여 경제성장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 우리 국산 기계류가 어느 정도 경쟁력을 갖추면서 전세계 시장을 구석구석 누비게 돼 2005년에 일반기계에서만 43억달러의 흑자를 시현했다. 한국산 기계류도 가격과 품질을 서서히 인정받고 있다는 얘기다
올해에도 우리 일반기계 부문은 두자리 숫자의 수출증가세를 이어가고 수입은 둔화돼 약 57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가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국산 기계류 수출 증가세에 일본 경제의 호황에 따른 설비투자 증가세를 적절하게 이용한다면 기계산업의 대일 역조도 크게 개선할 수 있다고 본다.
다른 한편으로는 최근 일본에서도 산업설비 제조 업계의 경쟁이 날로 격화됨에 따라 살아남기 위한 가격경쟁력 제고를 위해 국내외 아웃소싱을 돌파구로 여기고 있는데, 이 또한 우리나라 기계 업계에는 대일 기계류 수출 확대의 기회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만성적 무역역조 개선 계기로
일본의 경제 회복과 설비투자의 증가 추세에 한층 경쟁력이 강화된 한국산 기계류를 앞세워 자신감 있게 대일 기계류 수출시장을 두드린다면 지금이야 말로 만성적인 기계류 대일 무역역조를 개선할 수 있는 최적기라 할 수 있다.
그동안 기계산업인들이 노력해 무역 흑자를 이뤘듯이 조금만 더 분발해 일본 기계시장을 두드려보자. 일반기계의 대일 무역역조 개선도 결코 어려운 일만은 아닐 것이다.
기계산업은 모든 산업의 기초가 되고 산업 전반에 각종 생산설비를 공급해 제품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자본재산업으로 산업의 어머니이며, 뿌리이다. 독일ㆍ미국ㆍ일본 등에서 보듯이 기계산업이 잘 발달되고 기계산업에서 흑자를 이루는 나라가 선진국임을 알 수 있다.
이제 우리나라의 기계산업도 만성적인 무역 적자 산업에서 벗어나 무역 흑자 산업으로 탈바꿈했다. 일본에서의 일반기계 적자폭만 크게 줄어든다면 경제성장은 물론 선진국으로의 진입이 보다 빠르게 다가올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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