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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2월 28일] '면책 특례조항' 위헌 판결이 몰고올 부작용
입력2009-02-27 17:13:43
수정
2009.02.27 17:13:43
헌법재판소가 종합보험에 가입한 교통사고 가해자에 대해 음주운전이나 과속 등 중대 법규위반을 제외하고는 공소를 제기할 수 없도록 한 교통사고처리 특례법 4조1항이 위헌이라는 결정을 내림으로써 교통사고 처리를 둘러싸고 많은 혼란과 부작용이 우려된다. 헌재가 지난 1997년 합헌 판결이 내려진 '가해자 면책 특례조항'에 대해 이번에 위헌 결정을 한 것은 피해자의 평등권이 침해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번 결정이 법률적으로는 타당할지 몰라도 현실적으로 많은 부작용을 수반할 것으로 지적된다. 특히 지난해 특례법 위반접수 사건 가운데 무려 65%가 '공소권 없음'으로 처리된 사실에 비춰볼 때 전과자들을 양산할 우려가 높다. 또한 고의나 10대 법규 위반사건도 아닌데 무조건 구속된다면 선의의 가해자는 형사합의에 더 많은 비용이 들게 된다.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이번 결정을 악용해 보험사기 등이 늘어날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 중상해 인정범위와 처벌수위도 논란의 소지가 있다. 이는 법원에서 판례를 통해 확립돼야 하는 만큼 당분간 혼란이 불가피하다. 한편 가해자 면책 특례조항 폐지를 계기로 무보험 차량이 더 늘어날 수 있다. 종합보험 가입 여부와 상관없이 형사처벌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피해자를 보호하려는 취지의 헌재 판결이 도리어 제때 의료보호를 받지 못하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울러 지금도 형사처벌을 받을 경우 해고사유가 되는 회사가 많은 점에 비춰보면 생계형 운전자 등에게는 적지않은 부담이 될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2,000만대가량의 차량이 있고 누구나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가해자가 될 수 있다. 종합보험 가입에 따른 도덕적 해이에 경종을 울린다는 취지는 좋지만 결론적으로 가해자 면책 특례조항은 득보다 실이 많다. 형사처벌 가능성이 훨씬 높아지면 그만큼 사회적 비용도 늘어나게 된다. 지금도 고의나 중대 법규위반인 경우는 형사처벌이 가능한 만큼 단순사고에 대해서까지 형사처벌을 남용해서는 안 된다. 사법당국은 이번 위헌판결이 가져올 수 있는 후유증을 충분히 파악해 선의의 피해자가 없도록 제도보완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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