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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해체 산업 '개점휴업'

은행 신용장 개설 꺼리고 선주들은 안팔아

세계 선박 해체 산업이 개점 휴업 사태를 맞았다. 신용 경색으로 은행들이 신용장 개설을 꺼리는 데다 경기침체 우려로 선주들이 노후 선박을 고철용으로 팔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27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선박 해체 산업의 중심지인 인도에서는 공장들이 속속 가동을 중단했다. 선박 수를 조절하는 사실상 유일한 장치인 선박 해체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공급 과잉 현상이 심화돼 선박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분석된다. 선박 해체 공장이 가동을 중단한 것은 신용 경색으로 은행들이 기업에 신용장을 개설해주지 않는데다 고철 가격 하락으로 매수자가 대금을 제 때 지불하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작용했다. 한 때 톤 당 740달러에 이르던 고철 가격은 현재 300달러 수준까지 하락했다.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파라곤벌크쉬핑의 최고경영자(CEO)인 마이클 보드로글루는 “신용 시장이 경색되면서 우리는 숨이 막힐 지경”이라면서 “현 상황이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경기 침체 우려로 선주들이 노후 선박을 해체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하거나 훗날을 위해 고철용으로 판매하지 않는 것도 이유다. 현재 가동중인 선박 중 1975년 이전에 건조된 배가 250척이며 1984년 한해에 제작된 배도 350대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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