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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10월 13일] M&A시장 관전 포인트

지난달 22일 효성이 하이닉스반도체를 인수하겠다고 나섰을 때 시장은 어리둥절했다. 효성의 주가는 다음날부터 급락을 시작하면서 아직까지 회복을 못하고 있다. 하반기에 들어서면서 효성의 하이닉스 인수선언을 필두로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효성의 하이닉스 인수목적은 M&A를 통한 그룹의 변신이다. 그동안 섬유산업 중심의 답보를 거듭해왔던 효성은 하이닉스 인수를 계기로 신성장 동력을 확보, 한단계 도약을 꾀하려는 것이다. 특히 조석래 회장이 전경련 회장을 맡고 있고 이명박 정부와의 관계가 우호적인 지금이 가장 적합한 시점이라는 생각이다. 조금씩 살아나는 M&A시장 하지만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시장은 효성의 하이닉스 인수를 성사보다는 무산 가능성 쪽으로 보고 있다. 자산 규모가 8조원에 불과한 효성이 그보다 덩치가 훨씬 큰 12조원대의 하이닉스를 인수하겠다고 나선 것은 무리라는 얘기다. 바꿔 말하면 효성의 자금조달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다. 최근 흘러나오는 소문처럼 효성이 채권단 보유지분(28%)의 일부인 15%만 인수할 경우에도 1조7,000억원 정도의 자금이 필요하다.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면 최소 2조원대의 자금이 필요하다. 시장에서 부정적으로 보는 이유는 또 있다. 많은 투자가 필요한 반도체 산업을 효성이 설사 인수하더라도 지속적으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 하는 의문에서다. 이와 달리 채권단이 어쩔 수 없이 효성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하이닉스는 덩치가 너무 커 국내에서는 인수자를 찾기 힘들고 해외에 매각하자니 기술유출 등의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여하튼 효성은 이달 중으로 예비 입찰제안서를 매각 주간사에 제출 한다. 여기에는 인수가격과 자금조달 계획이 담길 것이고 그 내용에 재계의 촉각이 모이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지난 2006년 인수한 후 금융위기 여파로 다시 시장에 나온 대우건설도 관심을 받고 있다. 금호 측은 지난달 마감한 인수의향서 제출시한까지 5곳 정도가 의사를 표시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부분 해외 사모투자 편드나 외국 건설업체들이라 다소 맥이 빠진 느낌이다. 국내기업은 엄청난 덩치의 대우건설에 관심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이미 '남의 집 잔치'가 될 확률이 높다. 이 때문에 외국 펀드들에 제값을 받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하반기 가장 뜨거운 인수전이 예고되는 곳은 대우인터내셔널이다. 하이닉스ㆍ대우건설과는 달리 몇몇의 국내기업들이 커다란 관심을 갖고 있다. 대우인터는 해외광구 개발 등 에너지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 지구촌 곳곳을 연결하는 해외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 교보생명 지분을 24%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이 같은 대우인터에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기업이 포스코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도 여러 번 "대우인터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시장에 나오면 검토하겠다"고 언급했다. 대우조선해양 인수 실패 후 괜찮은 기업을 물색하고 있는 포스코 입장에서 대우인터는 분명 탐나는 매물임에 틀림없다. 한화ㆍSTX 등이 관심을 가진다는 소문도 있지만 포스코가 전면에 나선다면 주변 정황으로 볼 때 이들은 밀릴 수밖에 없어 보인다. 이밖에 두 달이 넘는 파업을 끝내고 회생을 노리는 쌍용차의 매각작업과 알짜배기인 동부메탈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는 동부그룹과 산업은행의 줄다리기도 볼 만한 게임이다. 합리적 가격·시기가 중요 결국 하반기 국내 M&A 시장은 효성의 과감한 도전, 대우건설의 해외매각 성사여부, 알짜배기 대우인터의 매각진행 상황으로 집약된다. 하지만 대우인터를 제외하고 국내 M&A 시장은 과거처럼 과열될 것으로 전망되지는 않는다.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포기 등 최근 일련의 M&A 과정에서 나타난 '승자의 저주'에 따른 '몸조심' 때문이다. 여기에 금융당국도 승자의 저주가 발생하지 않도록 감독을 강화하겠다며 무리하게 추진되는 M&A에 제동을 걸었다. 지금 시장에 나온 매물은 대부분 10여년 전 외환위기 이후부터 장기간에 걸쳐 매각작업이 진행된 것이다. 팔릴 기업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적당한 시기에 팔려야 국가경제에 도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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