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토롤라 "팔아도 남는게 없네" 점유율 높이려다 수익성 급락에 매출조차 저조휴대폰시장 성숙단계 진입도 실적 불안 부채질 송영규 기자 skong@sed.co.kr 세계 2위의 휴대폰 업체인 모토롤라가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외형 위주 성장 전략을 추진하다 '수익률 급락'이라는 '암초'에 부딪쳤다. 특히 주력사업인 휴대폰 시장이 성숙단계에 진입, 실적 불안을 더욱 부채질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모토롤라는 지난 1월 실적 경고에 이어 21일(현지시간) 올해 실적 전망을 대폭 하향 조정해 발표했다. ◇휴대폰 매출 감소가 결정타= 모토롤라는 이날 증시가 끝난 뒤 발표한 실적 전망을 통해 올 1ㆍ4분기 매출액이 92억~93억달러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시장의 기대치인 104억~106억달러는 물론,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액 101억달러에도 크게 못 미치는 것이다. 또 순이익도 지난해 1ㆍ4분기 주당 28센트 흑자에서 올해는 주당 7~9센트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회사측은 분위기 반전을 위해 데이비드 데븐셔 재무책임자(CFO)를 물러나게 하고 대신 토머스 메레디스가 4월1일부터 그 자리를 대신하도록 하는 등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모토롤라의 이번 발표는 지난 1월22일 예고했던 실적 경고가 예상보다 훨씬 더 깊고 아프게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모토롤라의 에드 젠더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휴대폰 사업분야의 수익률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며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형 외주 전략 실패 '수익률 급락'= 전문가들은 모토롤라의 부진을 '전략 실패'로 규정하고 있다. 모토롤라는 지금까지 시장 점유율 확대를 핵심 전략으로 세우고 수익성 보다는 판매량 확대에 치중했다. 하지만 휴대폰을 둘러싼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그러다 보니 판매량과 점유율은 느는 데 매출액과 수익률은 오히려 떨어지는 기형적인 구조를 갖게 됐다. 지난해 '빅히트'를 치면서 한때 400달러를 웃도는 가격에 판매됐던 휴대폰 '레이저(Razr)'도 현재는 일부 매장에서 30달러도 못되는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그나마 후속모델 개발에 차질이 빚어지며 경쟁력을 잃고 있다. 휴대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성장률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도 모토롤라의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리서치기구인 가트너에 따르면 휴대폰 판매량은 2005년과 2006년 각각 21%와 17%의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7%대로 떨어지고 내년에는 6%선까지 내려갈 것으로 전망됐다. 주피터 리서치의 네일 스트로더 애널리스트는 "휴대폰 시장의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데 모토롤라는 레이저 외에 이렇다 할 신제품을 못 내놓고 있다"며 "반면 삼성ㆍLGㆍ노키아 등 경쟁 기업들은 슬림형 제품으로 그 공백을 채워가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실적 전망이 발표된 후 모토롤라 주가는 시간외에서 5.3%(0.99달러)나 급락한 17.75달러를 기록했다. 입력시간 : 2007/03/22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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