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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자신감 넘치는 중국

고진갑 베이징특파원

지난 주 베이징에서는 ‘한ㆍ중ㆍ일 민간고위급 평화 및 안전보장’이라는 주제의 포럼이 열렸다. 주말에 열리는 행사인데다 통역을 놓고 일반적으로 하는 국제행사라는 게 뻔하려니 하고 구경삼아 참석했다. 그러나 왠 걸. 하루 10시간 이상 시종일관 흥미진진한 주제발표와 토론이 이어졌고, 이따금 아슬아슬한 분위기가 연출되며 신랄한 비판이 가해지기도 했다. 군사ㆍ외교ㆍ경제전략 등으로 세분화해 진행된 이번 포럼을 보고 느낀 것은 중국이 모든 부문에서 자신감이 넘쳐있다는 점이었다. 무엇보다 그 동안 군사ㆍ외교부문에서 중국의 영향력은 인정할 수 있었지만 경제분야까지 확신에 차 있었다는 점은 의외였다. 중국측 발표 및 토론자들의 대부분은 중국 경제발전에 대해 믿음이 강했고, 이를 통해 동북아는 물론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더욱 확대될 것이기 때문에 중국과의 협력필요성을 강조했다. 사실 단순히 필요성을 얘기했다기보다는 당연히 그렇게 될 터이니 아무 소리말고 따르라는 강요처럼 들렸다. 이런 사실을 강조하기 위해 한국경제에 대한 문제점과 진단을 덧붙인 대목에서는 솔직히 적지 않게 충격을 받았다. 물론 이런 내용들이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중국의 자신감과 함께 최근 혼란스러운 한국경제에 대한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드러냈다는 사실이 두려웠다. 직설적으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중국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데 주변국인 주제에 그리 으스댈 것이 있느냐’는 비아냥으로 들렸다.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한국경제는 중국의 훌륭한 스승이자 좋은 성공모델로 비춰졌다. 실제로 중국은 한국경제발전모델을 벤치마킹하는데 심혈을 기울여 왔다. 그런데 이번 포럼을 지켜보면서 상황이 서서히 바뀌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배우던 학생이 스승을 점잖게 꾸짖으며, 앞으로 우리를 따라오지 않으면 너희들이 살 기반이 없어질 것이기 때문에 우리의 말을 무조건 들으라는 으름장같기도 했다. 중국은 하루게 다르게 변하고 있다. 또 앞으로 상당기간은 이 같은 변화를 멈추게 할 걸림돌도 없어 보인다. 만약 우리경제가 제자리를 걷고, 중국경제가 이런 발걸음으로 계속 한다면 우리는 중국에 예속될지도 모른다. 우리가 중국을 한 발 앞서 가지 않는 한 우리의 미래는 뻔하다. 현실을 직시하고 중국의 도전에 맞설 지혜와 용기가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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