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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실종 여중생 11일만에 숨진 채 발견

집에서 50m 떨어진 이웃집 물탱크 안에서 알몸으로<br>경찰, 달아난 30대 용의자 추적에 수사력 집중

지난달 24일 부산 사상구의 한 다가구 주택에서 실종돼 경찰이 공개수사에 나섰던 여중생 이모(13) 양이 11일 만인 6일 오후 끝내 숨진 채 발견됐다. 이에 따라 경찰은 7일 이 양의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는 한편 유력한 용의자 김모(33) 씨의 행방을 추적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기로 했다. 그러나 이 양의 시신이 이 양의 집에서 직선거리로 불과 50m 떨어진 이웃집 옥상 물탱크에서 발견돼 경찰의 초동수사가 허술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사건발생= 올해 중학교에 입학할 예정이던 이 양은 지난달 24일 오후 7시께 자신의 집에서 어머니(38)와의 전화통화를 끝으로 실종됐다. 이 양이 늘 갖고 다니던 휴대전화기와 안경이 집안에 있었고, 집 화장실 바닥에서 외부인의 것으로 추정되는 발자국 3~4점이 발견돼 납치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양의 안전을 우려해 은밀하게 수사를 진행하던 경찰은 지난달 27일 공개수사로 전환했고, 3월2일에는 유력한 용의자 김 씨를 공개수배했다. 또 부산에서 단일 사건으로는 최대 인원인 2만여명의 경찰관 및 의경과 헬기, 수색견을 동원해 대대적인 수색작업을 벌였다. ◇시신발견= 이 사건을 수사중인 부산 사상경찰서 실종아동 수사본부는 6일 오후 9시23분께 이 양의 집에서 직선거리로 50m, 도보로 100m가량 떨어진 권모(67) 씨의 집 보일러실 위에 놓인 물탱크 안에서 이 양의 시신을 발견했다. 깊이가 1.3m인 빈 물탱크 바닥에 엎드린 채로 발견된 이 양의 시신은 알몸 상태로 손발이 끈으로 묶인 채 검은색 비닐봉지에 쌓여 있었고 횟가루와 벽돌, 타일, 대리석 등 건축자재로 덮어 위장된 상태였다. 이 양의 옷과 신발을 담은 비닐봉지도 함께 발견됐으며 물탱크 뚜껑은 벽돌로 눌려져 있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사인규명= 경찰은 7일 물탱크를 통째로 뜯어 양산부산대병원으로 옮긴 뒤 시신 부검을 하는 등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다. 경찰은 일단 이 양의 시신에서 특별한 외상이 발견되지 않은데다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르는 울혈(鬱血) 현상을 보이는 점 등으로 미뤄 용의자가 이 양을 성폭행하고, 무엇인가로 호흡기를 막아 질식사시킨 뒤 유기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시신 상태로 볼 때 이 양이 숨진 것은 며칠 지난 것으로 보인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또 이 양의 시신에서 용의자의 것으로 추정되는 체모를 채취해 정밀감식에 들어갔다. ◇용의자 추적= 경찰은 이에 따라 용의자 김 씨를 검거하기 위한 전담반을 편성, 전문 수사인력을 총동원한다는 계획이다. 경찰은 김 씨가 지난 3일 사건현장 주변에 나타났고, 공개수배된 상태여서 멀리 도주하지는 못했을 것으로 보고 주변지역에 대한 검문검색과 수색을 강화하는 한편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김 씨의 연고지 수사도 병행하기로 했다. 그러나 경찰은 지난 3일 새벽 수색도중 이 양의 집에서 불과 20여m 떨어진 빈집에서 김 씨를 발견했으나 눈앞에서 놓치는 실수를 범하는 등 수사에 허점을 드러냈다. 강희락 경찰청장은 7일 수사본부가 차려진 부산 사상경찰서와 사건현장을 잇따라 방문, 철저한 수사를 통해 용의자를 조기에 검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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