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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봉급생활자 세부담 너무 무겁다
입력2005-10-04 17:16:51
수정
2005.10.04 17:16:51
내년에 근로소득세 부담이 올해보다 12.4%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근로자들의 월급봉투는 유리 봉투이고 세금에 관한한 봉이라는 사실을 거듭 일깨워 준다. 이래저래 부담이 늘어나는 월급쟁이들의 등이 더욱 휠 수밖에 없다.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내년 근로소득세는 12조321억원으로 올해의 10조7,029억원보다 1조3,000억여원이 증가할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의 근소세가 6조707억원이었으니 6년 만에 2배로 늘어나는 것이다. 내년도 1인당 세부담은 150만~153만원으로 올해의 139만원보다 11만~14만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제규모가 커지고 국가가 발전함에 따라 세금이 늘어나는 것은 불가피한 현상이다. 사회 인프라 구축 확대, 복지 및 사회안전망 확충 등 나라살림의 쓰임새가 늘어나는 까닭이다. 그러나 그 재원을 세금, 그것도 거두기 쉬운 세금을 늘리는 것으로 우선 충당하려는 것은 문제다.
증세에 앞서 정부지출의 낭비요소를 없애고 감춰진 세원 발굴과 정확한 세금징수가 이뤄져야 한다. 일본ㆍ태국 등이 공무원 수를 대폭 감축하는 등 작은 정부를 지향하고 있지만 우리는 반대다.
참여정부 들어 공무원수가 2만3,000여명이 늘었고 이로 인해 1조2,000억여원의 인건비가 추가지출 됐다는 것은 그만큼 정부지출에 개선의 여지가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 물론 공무원수 증가가 반드시 나쁘다고 만 할 수 없으나 수가 많을수록 국민부담이 증가하고 규제가 늘어나는 등 폐해가 많은 게 사실이다.
제대로 거두지 못하고 있는 세금을 정확하게 걷는 것도 중요하다. 예컨대 의사ㆍ변호사 등 전문직과 부동산 임대사업자 등 고소득자이면서도 소득을 축소하거나 룸살롱 등 호화유흥업소들이 매출의 상당부분을 종업원 봉사료로 둔갑시키는 등으로 회피하는 세금을 찾아내야 한다.
전문직이라고 모두가 고소득은 아니겠지만 일반 급여 생활자보다 낮은 소득을 신고하는 것은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 정부예산의 효율성을 높이고 여기저기서 줄줄 새는 세금만 정확하게 거둬도 월급쟁이들의 세금부담은 한결 줄어들 것이다. 근로소득세 증세는 그 다음에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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