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침체를 겪고 있는 미국 주택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서기까진 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금융권의 신용대출 조건이 여전히 까다롭고 높은 실업률로 인해 집값이 추가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9일 미국 비즈니스위크는 미 주택시장이 일부 긍정적 지표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침체상황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택시장 활성화를 저해하는 요소들이 아직 존재한다는 얘기다. 먼저 주택구입자금 마련을 위한 금융권의 신용대출 조건이 여전히 까다롭다. 주택구입자가 30년 만기(4.6%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려면 보통 20%의 계약금과 적어도 700점의 FICO 신용점수가 필요하다. 금융기관은 또 신용대출로 처음 집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에게 여전히 엄격한 조건을 제시한다. JP모건 체이스의 마이클 르호 애널리스트는 "큰 집을 사기 위해 41만7,000달러 이상을 빌리려 하는 사람들은 더 높은 이자를 부담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주택 구입 이후 집값 추가 하락에 대한 두려움이 큰 것도 주택구입을 망설이게 하는 이유다. 주택시장은 고용과 매우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전반적인 실물경기 침체로 미국 내 실업률이 계속 올라가는 상황에서 주택시장만 곧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하긴 어렵다. 반면 주택시장의 각종 지표들은 일제히 긍정적 신호를 내고 있다. 디알 호튼, 톨 브라더스, 풀티 홈즈 등 미국 대형 주택건설업체들의 주가는 지난 3월 9일 이후 37%나 올랐다. 이는 S&P 500 지수가 21% 상승한 것에 비해 훨씬 높은 수치다. 또 지난 2월 신규주택 판매는 전월에 비해 4.7%가 증가했으며 기존주택 판매도 5.1%가 늘었다. 시장에 나온 주택이 팔리는 데 걸리는 기간도 12.9월에서 12.2월로 줄어들었다. 이러한 신호는 최근 주택시장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음을 방증한다. 그러나 주택시장의 완전한 회복세를 이끌기 위해선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규모 구제금융을 받은 은행 및 주택담보대출업체들이 신용대출 조건 완화를 통해 주택시장에 유동성을 공급, 거래 활성화를 유도해야 한다. 주택시장 회복을 위한 활발한 시장거래를 위해선 실물경기 회복이 뒷받침돼야 한다. 가장 먼저 대규모 실업사태를 막아야 한다. 주택시장 회복세는 실업률이 하락해야 그 때 전망해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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