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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관리제가 집값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서울 강동구 고덕주공2단지 인근 D공인의 한 관계자)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서울 강동구 고덕ㆍ상일동 일대 고덕주공아파트에서 '공공관리제'가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이 일대 아파트 중 고덕주공2단지만이 지난달까지 유일하게 시공사를 선정하지 못해 공공관리제를 적용 받게 됐기 때문이다. 공공관리제가 적용된 조합은 기존 조합설립인가 이후였던 시공사 선정 시기가 사업시행인가 이후로 1~2년가량 늦춰지고 시공사를 선정할 때도 더 까다로운 제한에 걸리게 된다. 사실상 건설사를 내정한 상황에서 제한적인 경쟁을 벌이던 기존 관행이 발붙일 자리가 사라지게 되는 셈이다. 시공사 선정이 투명하게 이뤄지면 사업비도 낮아져 조합원이 더 큰 이익을 볼 수 있다는 게 공공관리제를 추진한 서울시의 설명이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시공사 선정이 지연된다는 것에 대한 우려가 더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 부동산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시공사 선정 시기가 1년 이상 미뤄지면 일부 재건축단지에서는 무상지분율을 높여 잡기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무상지분율을 높여 잡기 위해서는 일반분양가도 높아야 하는데 최근 시장 분위기상 일반분양가를 높게 책정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러한 우려 속에 고덕주공2단지의 집값도 소폭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6억원선에서 꾸준히 유지돼 오던 52㎡형의 매도호가가 최근에는 5억7,000만~5억8,000만원선으로 낮아졌다. 고덕동 M공인의 한 관계자는 "내년 하반기나 돼야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투자심리가 많이 위축됐다"고 말했다. 반면 최근 임시 총회를 열어 '확정지분제'로 시공사 계약방식을 정한 고덕주공3단지의 경우 집주인들이 호가를 조금씩 높여 부르고 있다. 확정지분제는 조합원의 지분보상률을 확정한 상황에서 사업이 진행돼 높은 무상지분율만 제시되면 비교적 큰 이익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상일동 B공인의 한 관계자는 그러나 "무상지분율이 높아도 마감재 시공 등에서 건설사가 추가비용을 요구하면 이익이 그만큼 낮아지는 것"이라며 "강동구 일대 집값도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어 매매가 쉽게 이뤄지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시에 따르면 무상지분율 174%를 제시 받아 화제가 된 고덕주공6단지의 경우 지난 8~9월 거래량은 매달 각 1건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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